광주운전면허시험장 '최첨단 기대' 물거품
[긴급진단] 면허시험 기능만 갖춘 ‘반쪽 시험장’(하)
AI센터·첨단 장비 예산 전무…후속 사업도 불투명
차고동·정비동 등 제외…미래 모빌리티 구상 ‘미완’
입력 : 2026. 10. 15(목)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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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운전면허시험장 조감도. 사진제공=한국도로교통공단
전남광주 북부권 주민들의 30년 숙원사업인 광주운전면허시험장이 당초 내세웠던 인공지능(AI)·자율주행 관련 시설을 갖추지 못한 채 추진될 전망이다. 교통·모빌리티 시설을 집약한 ‘최첨단 시험장’을 표방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핵심 시설이 후속 사업으로 밀리면서 면허시험 기능에만 치중한 ‘반쪽 시험장’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한국도로교통공단, 광주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북구 삼각동에 조성되는 광주운전면허시험장 사업은 당초 1단계 면허시험장, 2단계 AI센터, 3단계 자율주행시험장을 구축하는 구상으로 추진됐다.

광주운전면허시험장은 단순히 면허시험과 갱신 업무를 처리하는 시설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시험·평가하고 인증하는 거점으로 주목받았다. 옛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사업비 증액 계획을 발표하면서 AI 모빌리티 인증센터를 추가로 구축해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에 대응하는 전국 최첨단 시험장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구상에는 정보기술(IT) 기반 운전면허 평가시스템과 가상현실(VR) 평가시험장, 기존 주행시험 코스를 활용한 자율주행 시험·평가 체계 등이 포함됐다. 자율주행시험장과 AI 모빌리티 전문가 양성센터, 미래교통안전시설 시험연구센터 등을 연계한 기술인증·시험·평가단지 조성도 검토됐다. 면허시험장을 넘어 미래 교통기술을 지원하는 기반시설로 육성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1단계 면허시험장 건립에 한정돼 있다. AI센터 건물과 첨단 장비 구축에 필요한 예산은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고, 자율주행시험장도 구체적인 사업 일정과 재원이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사업비 증액 발표 당시 AI센터 조성 계획이 함께 알려지면서 면허시험장과 미래 모빌리티 관련 시설이 동시에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증액된 사업비 82억원 가운데 AI센터와 관련해 반영된 금액은 설계비 3억원뿐이다. 나머지 약 79억원은 기존 사업의 부족한 건축비 약 49억원과 감리비 약 30억원을 충당하는 데 쓰여 AI센터 건립이나 첨단 장비 구매에는 활용되지 않는다.

AI센터는 면허시험장 건립이 마무리된 뒤 별도 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주체와 재원 확보 방안 등이 구체화되지 않아 실제 건립 여부와 시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율주행시험장 역시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최첨단 모빌리티 거점이라는 당초 청사진이 언제 실현될지 불투명하다.

사업 규모 축소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본청 연면적은 당초 지하 1층·지상 3층, 4018㎡에서 지하 1층·지상 2층, 3035.4㎡로 줄어든다. 전체 사업비를 증액했는데도 추가로 약 35억원이 부족해 설계 변경과 총사업비 조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PC학과시험장은 233.84㎡에서 138.64㎡로, 대회의실은 110.88㎡에서 95.20㎡로 축소된다. 차고동(597.48㎡)과 정비동(93.08㎡)은 아예 건립 계획에서 제외됐다.

면허시험장 본래 기능을 위한 시설마저 축소되는 상황에서 미래 모빌리티 관련 시설까지 별도 사업으로 미뤄지면서 사업 전반의 완성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도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사업은 면허시험 기능을 갖춘 시험장 건립이 핵심이며, AI센터는 별도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AI센터를 함께 조성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지만, 우선 면허시험장의 본래 기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첨단 모빌리티 거점이라는 구상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추가적인 계획 수립과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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