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미래를 열다] 젊은 감각 입은 문화예술, 지역산업을 꿈꾸다
<9>문화예술산업으로 미래 그리는 청년
-취향·창작 엮어 문화예술 창업 길 찾기
독립서점·체류형 문화예술·관광가이드 ‘주목’
취향·창작·플랫폼화 등 다채 지역자원 연결
산업 안착은 초기 단계…지속가능 생태계 과제
-취향·창작 엮어 문화예술 창업 길 찾기
독립서점·체류형 문화예술·관광가이드 ‘주목’
취향·창작·플랫폼화 등 다채 지역자원 연결
산업 안착은 초기 단계…지속가능 생태계 과제
입력 : 2026. 10. 15(목)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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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정식 출시를 앞둔 ‘아르플로스테이’는 지역 기반 공연기획·프로덕션을 이끌어온 최혜지 대표가 새롭게 설립한 문화예술 기반 IT 스타트업 어노딕이 선보이는 체류형 문화예술·관광 가이드 플랫폼 서비스다.

‘2026 ACE FAIR’ 방문객들이 어노딕 부스에서 체류형 문화예술·관광 가이드 ‘아르플로스테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 청년창업은 미술, 문학·출판, 음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광주의 경우 청년 문화산업 사례가 폭넓게 포착되는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지역 곳곳에서는 작은 공간과 창작물, 지역 자원을 기반으로 한 청년 창업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책과 토론을 매개로 사람을 모으는 독립서점,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를 체류형 경험으로 연결하는 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관객과 소비자, 방문객, 시장과 연결하려는 공통점을 지닌다. 한 가게를 문화공간으로 확장하거나, 창작물을 문화상품으로 발전시키고, 흩어진 지역 자원을 하나의 서비스로 엮는 방식이다. 안정적인 산업군으로 자리 잡기까지 과제가 적지 않지만 이같은 시도는 청년 문화예술산업이 개별 창작이나 일회성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에 머무는 방식과 소비 구조, 문화공간의 역할까지 바꾸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 기반 공연기획·프로덕션 아르플래닛의 피아노 콘서트 모습.

전남광주 동구 충장로 1가에서 독립서점 ‘서점書占’을 이끌고 있는 서의환 대표.
청년 문화예술산업의 또 다른 가능성은 지역에 머무는 방식을 새롭게 설계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예술 기반 IT 스타트업 어노딕(최혜지 대표)이 정식 운영을 앞둔 ‘아르플로스테이’(ARTFLOH STAY)는 광주를 찾는 외지인과 지역 문화예술 자원을 연결하는 체류형 문화예술·관광 가이드 플랫폼 서비스다. ‘2026 광주관광공사 맞춤형 성장단계별 지원사업’에 선정돼 현재 베타버전을 운영하며 오류를 점검하고 있다. 안정화 과정을 거쳐 오는 12월께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아르플로스테이는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전시와 공연, 카페, 산책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방문자가 광주를 보다 깊이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 관광이 유명 관광지 방문이나 맛집 탐방에 머물렀다면, 아르플로스테이는 광주에 머무는 시간 자체를 문화예술 경험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둔다.
지역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하나의 코스로 구성하고, 체류자의 관심사에 맞춰 경험을 큐레이션함으로써 문화예술이 실제 소비와 교류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모색하는 것이다. 예술가에게는 관객과 만날 접점을 만들고, 지역 공간에는 새로운 방문 수요를 연결하며, 방문객에게는 광주만의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청년 문화예술산업이 개별 창작이나 행사 기획을 넘어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쉽지 않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지역의 문화자원을 엮어 체류형 서비스로 전환하는 방식은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최혜지 대표는 “지역에서 예술가이자 공연기획자로 활동하며 광주에도 좋은 문화예술 콘텐츠와 전시, 공연, 팝업, 독립문화공간이 많지만 정보가 여러 채널에 흩어져 시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며 “아르플로스테이는 시민들이 지역 문화예술 정보를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발견하고, 예술가와 기획자들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ACC나 광주예술의전당처럼 잘 알려진 대형 문화시설뿐 아니라 지역 곳곳의 독립문화공간과 민간공간도 함께 조명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 시민과 예술가, 기획자, 문화공간이 서로 연결되고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 광주·전남 문화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독립서점 ‘서점書占’ 전경.

서점書占은 지난 2021년 화정동에서 시작해 2025년 충장로로 자리를 옮겼다. 이달부터 예약제로 방향을 전환, 독립출판 프로젝트와 서점 기능 등 다양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청년 문화산업의 한 흐름으로는 원도심에서 책과 대화, 자기이해를 매개로 한 독립서점 ‘서점書占’을 꼽을 수 있다.
광주 동구 충장로 1가에 자리한 이곳은 서의환 대표가 운영한다. 책을 뜻하는 ‘서’(書)와 점을 뜻하는 ‘점’(占)을 결합한 이름처럼, 책과 타로상담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서 대표는 서점을 시작하기 전, 늦은 밤 퇴근길에 들르던 24시간 무인 독립서점에서 위로를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책방을 열었다. 삶에 대한 불안과 고민이 많던 시기 홀로 책을 읽으며 보내는 시간이 자신에게 쉼이 됐고, 그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지난 2021년 화정동에서 시작한 서점書占은 2025년 충장로로 자리를 옮겼다. 이전 과정에는 광주 실전문화기획학교 호랭이스쿨에서 만난 인연이 있었다. 충장로 베토벤 음악감상실 사장의 소개로 현재 공간을 발견했고, 원도심 안에서 새로운 운영 방식을 모색하게 됐다.
충장로는 빈 상가가 눈에 띄고 평일과 주말의 유동인구 차이도 크지만,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5·18민주광장, 광주극장 등 역사적·문화적 장소가 모여 있는 원도심이다. 화정동에서는 서점 자체를 목적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충장로에서는 지나가다 즉흥적으로 들르는 방문객이 많아졌다. 친구를 기다리거나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 잠시 쉬어가는 이들이 생기면서, 서점은 누군가의 약속 장소이자 여행의 경유지가 됐다.
서점書占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영화를 감상한 뒤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영화 한 편, 토론 한 판’을 비롯해 독서모임, 바느질 원데이 프로그램, 죽음에 관한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바니타스 북클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책방을 만남과 대화의 장소로 확장해왔다.
운영 방식은 계속 조정해왔다. 처음에는 오컬트 관련 서적을 중심으로 서가를 꾸렸지만,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판매 가능성이 높은 책들과 서점書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책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충장로 이전 뒤에는 워크인 운영과 음료 판매를 도입해 매출 기반을 넓혔지만, 여러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만큼 지속가능한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그래서 이달부터는 예약 중심 운영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물리적으로 항상 열려 있는 공간보다, 독립출판과 문화기획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미국에서 성장해 광주에 정착한 창작자와 독립출판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광주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과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이 같은 도시를 어떻게 다르게 바라보는지 기록하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의환 대표는 “서점書占을 찾는 분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쉼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랐다”며 “특별한 대화를 나누거나 깨달음을 얻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저 마음 놓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책을 읽는 공간만큼이나 책이 있는 공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소설 속 독특한 설정으로 대화를 나누거나, 끝말잇기를 하고, 수다를 떨며 바느질하는 모임처럼 가볍고 재미있는 문화기획을 해보고 싶다. 원도심에 부담 없이 만나 즐길 수 있는 활동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