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예술특구, AI시대 생존방식] "관광자원화 주력…시내 흩어져 있는 특별한 공간들 묶어야"
<4·끝>에필로그
산업유산 버금가는 건축물 대상…‘특구’ 지정·추진에 한 목소리
시민들 삶과 풍경 담보한 장소 특별함 상기…‘감성놀이터’ 충분
전문가들, ‘역사성과 장소성’ 유지된 공간 발굴 필요 잇단 제기
입력 : 2026. 10. 15(목)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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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되기 전 광주 임동 방직공장 전경.
광주 임동 방직공장 건축물이 철거되면서 가장 가능성이 보였던 예술특구가 좌초되자 광주 기독교 문화의 본산이자 한때 주요 예술인들의 집성촌 역할을 했던 양림동 일대에 대해 현재도 문화시설들이 많은 만큼 전혀 다른 문맥의 예술특구를 제안하는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광주 남구 양림동 전경.
양림동 이장우 가옥 전경.
광주 예술의거리 전경.
광주예술은 전시회를 열고 음악회를 갖는 1차적 패턴만이 융성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광주의 문화예술은 단조로운 패턴만이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예술블럭 같은 공간을 구축해야 된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 북경 798예술특구나 대만 가오슝 보얼예술특구, 아울러 인천 아트플랫폼, 전주 팔복예술공장, 완주 삼례문화예술촌을 언급한 이면에는 이런 공간이 광주에 부재하기 때문에 이를 반면교사 삼아 전국 핫플로 통하는 문화예술 공간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이를테면 광주는 전시라고 하는 밥상을 차렸다가 치우고 설겆이하는 패턴이 너무 비대하게 발달한 듯하다. 미술 문화라고 하는 것이 전시밥상을 차렸다가 치우는 것 외에는 딱히 도드라지는 유형이 거의 부재하다. 그만큼 단조로운 편향 혹은 특정 패턴의 편식만이 있을 뿐이다. 전시를 열었다가 거두는 등 이 유일의 패턴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미술이라고 하는 큰 밥 그릇이 있는데 배추김치로만 밥 한끼를 먹으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배추김치만 주구장창 나오는 밥상을 누가 환영을 할 것이며, 차를 멀리서 몰고 찾아와 돈 내고 그것을 섭취하겠느냐는 것이다. 미술 관람객 중 자발적 관람객들을 빼면 무언가 자극이나 영향 같은 것이 있어야 전시장을 찾을텐데 유인할 거리들이 너무 없다보니 미술관 관람객이 늘어나가기를 희망하는 것 역시 사치일 수 있다.

가령 가족들과 나들이 혹은 휴가를 가면 일정과 코스를 짜게 마련이다. 필자가 아무리 미술관을 고집해도 나머지 세 가족이 반대하면 그 코스를 고집할 수는 없다. 필자는 미술관하면 환영하지만 나머니 식구는 미술관 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외가 하나 있다. 미술관이 싫다는 애들이 예술특구를 방문하는 것은 대개 좋아한다. 예술특구에는 감성 카페도, 아트숍도, 각종 팝업스토어도, 전시장도, 공연장도, 각종 상품 매장도, 굿즈 판매장도, 멋진 레스토랑도,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식당 등도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특구는 예술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무미건조한 현대인들의 감성놀이터가 충분이 되고도 남는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아시아권 대표적 예술특구들인 중국 북경 798 예술특구와 대만 가오슝 보얼 예술특구가 처음 과감하게 특구로의 탈바꿈을 시도해 성공적 변화를 끌어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경 798 예술특구에는 연간 1200여만명 전후 방문객들이 찾고 있고, 가오슝 보얼 예술특구는 400만명 전후가 찾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들 역시 이곳에 복합쇼핑몰과 대단위 주거지역, 평당 3200만원 하는 20평형대 아파트를 못 지어서 예술특구를 만든 것은 아닐 터다. 복합쇼핑몰을 지어놓으면 쇼핑하기 위해 전국에서 광주를 찾을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등록산업문화유산도 가능했던 임동 방직공장을 철거하지 말고 보존해 예술특구로 했을 경우 두 곳의 기존 예술특구 못지 않게 파괴력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상상은 충분히 현실이 되고도 남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회화를 위한 전시장에서부터 미디어아트, 각종 설치 작품 등에 이르기까지 구현하기 쉬운 창고형 건축물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젊은 감각을 투영한 게스트 하우스를 구현한 숙소는 물론이고 청춘 감성을 투영한 카페 등을 집어넣으면 자연스럽게 많은 인파가 찾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리고 광주 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예술단체를 하나로 모아 이곳에 두는 등 예술블럭으로 밀도를 높이면 26만4000여㎡(8만평)이 넘는 방직공장 일대가 전국 최고의 문화집적화 공간이 됐을 것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지근 거리에 자리해 이들 젊은 관중들이 자연스럽게 방직공장으로 흘러들게 돼서 활성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측면까지 갖추고 있었다는 말까지 들려온다.

거기다 금남로 및 충장로가 멀지 않아 이와 연계할 경우 시너지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됐다. 문화예술계 일부 인사들로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나 예술의거리를 예술특구 대체 공간으로 위안 삼는 발언들이 많이 포착됐다. 심지어는 예술특구같은 공간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가장 가능성 높았던 공간이 사라졌다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여전히 표출하고 있다.

그래서 임동 방직공장 이후 ‘예술특구 대안은 무엇이냐’는 질의에 대해 밀집형 예술특구가 아닌, 도심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근현대 건축물이나 보존 가치가 있는 1960~1990년대 공장 건축물 등을 모아서 예술특구 같은 작용을 부여해보자는 제안이다. 예를 들면 방직공장 보존 건물과 건너 D정밀, 그리고 한옥을 포함 골목 안에 오래 동안 방치된 건축물, 북동의 K종합기계 및 건너 선반 기계 공장 건축물 등을 하나로 묶자는 안이 그것이다. 컨트롤타워를 두고 이를 운영하는 방안이 대안의 핵심 키워드다. 그래서 이 공간들에서 광주의 정체성을 담보하는 전시에서부터 공간이 협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신축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의 보완 대체 공간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또 일신 방직 공장 보존 건축물이 있는 담벼락 일대에 창고형 건축물 몇동을 복원, 블럭화해 예술특구를 구현하는 방안 역시 예술계 일부에서 언급되고 있기는 하다. 이와 함께 광주 기독교 문화의 본산이자 한때 주요 예술인들의 집성촌 역할을 했던 양림동 일대에 대해 현재도 문화시설들이 많은 만큼 전혀 다른 문맥의 예술특구를 제안하는 목소리도 감지됐다.

광주를 방문하는 타지인들은 광주의 속살, 즉 광주사람들의 삶과 풍경 및 골목문화를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들 공간 구축이 필요한 것이라는 반응이다. ‘무엇으로 광주를 말해주고 들려줄 것인가’가 중요한 현대사회가 된 것이다. 그런데 광주는 보존보다는 파괴적 발상에 의해 이런 가능성이 다분한 공간들을 스스로 지워왔다. 아무리 최첨단의 건축물을 쌓아올린다고 해서 그것이 광주사람들의 삶을 담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예술특구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 언제까지 고층 아파트에 자리를 내줘야 하느냐는 것이다. 미분양이 속출하고, 상가마저 빈 점포가 널려있는데 진짜 아파트 부족하고 점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일까 의구심이 든다. 이는 광주시의 도심 건축 관련 정책에 대해 상당히 아이러니한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뜻있는 문화예술계 인사 일부는 누군가 듣기 싫고, 선언하기 싫지만 광주미래 100년 대계를 위한 발언들을 한데 모아가자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옆동네 전주의 경우 한옥마을을 헐고 대단위 아파트단지와 복합쇼핑몰을 짓지 못해서 한옥마을을 했겠냐는 쓴소리도 들려왔다.

이에 대해 광주문화예술계 인사들은 공간들의 특별함을 알게 됐고, 분명히 몇년 안가서 후회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다음 세대들의 짐이 되기에 일정 부분 손실을 보더라도 원상복구해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안을 언급했다.

정헌기 호랑가시나무창작소 대표는 “방직공장은 산업유산으로 등록할 수 있었던 곳이다. 역사성과 장소성이 유지된, 너무 좋은 공간을 우리는 놓친 것이다. 광주역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쉬운 쪽으로만 해온 것은 아닌가 자문해본다.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지금이라도 관광자원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특구 조성은 물론 지정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희영 예술공간 집 대표는 “외부에서 예술공간의 특별함을 봤기 때문에 광주에 그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공감하고 있었다. 지금 진행 중인 광주비엔날레의 경우 전시가 열리고 있을 때 비엔날레 하나로는 부족하니까 또 방문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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