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반도체가 바꿀 전남광주의 내일
이현규 정치부 부장
입력 : 2026. 07. 20(월)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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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에 들어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가동 목표를 2030∼2031년으로 제시했다.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국가산단 조성 기간을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라면 불과 4∼5년 뒤 전남광주의 산업지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대목은 투자 규모만이 아니다. 정부가 부지와 전력, 용수, 교통, 물류는 물론 주거와 교육, 의료, 문화까지 한꺼번에 구축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반도체 공장 하나를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이 모이고 기업이 성장하는 새로운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그동안 전남광주는 대규모 국책사업이 발표될 때마다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다. 거창한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인허가와 예비타당성 조사, 부처 간 협의에 발목이 잡혀 사업이 지연되거나 축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역민들이 장밋빛 전망만으로 쉽게 환호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정부가 산단 후보지 지정부터 부지 조성, 기반시설 구축까지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고 연내 메가특구법까지 제정하겠다고 공언했다. 무안국제공항 기능 강화와 동복댐 증고, 국가 교통망 확충 방안도 함께 거론됐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전남광주의 산업·교통·생활권을 동시에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800조원이라는 숫자는 지역이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웠던 규모다. 사업이 현실화하면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흐름을 되돌리고,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중소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전남광주가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축으로 올라서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제 중요한 것은 속도와 실행이다. 기업의 시간표는 행정의 시간표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정부가 약속한 지원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이어지고 지역사회도 군 공항 이전과 인재 양성, 정주 여건 구축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번만큼은 계획이 계획에 머물지 않고 전남광주의 미래를 실제로 바꾸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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