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신뢰 잃은 수사…결과로 답해야
임영진 사회부 차장
입력 : 2026. 07. 13(월) 18:48
본문 음성 듣기
임영진 사회부 차장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를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이제는 단순한 흉악범죄를 넘어 수사기관의 신뢰를 묻는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부실수사 규명에 나선 광주지검은 사건을 담당했던 광산경찰서 서장과 형사과장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특별수사단을 확대·편성한 뒤 광주경찰청 청장실까지 압수수색했다.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경찰 지휘부를 겨누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하나둘 쌓인 의혹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장윤기 자취방에서 발견된 리얼돌은 부친에 의해 폐기됐고 휴대전화도 소각됐다.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 관련 수사보고서는 검찰 송치 자료에서 빠졌다. 여기에 수사기밀 유출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국민적 의문은 더욱 커졌다.

물론 현재 제기된 의혹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수사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국민이 느끼는 불신은 이미 특정 경찰관 개인이 아니라 수사 과정 전반을 향하고 있다.

경찰 역시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경찰청 자체 조사가 아닌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직접 특별수사팀을 꾸렸고, 조직 지휘부를 향한 강도 높은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기관이 스스로를 향해 칼을 겨누는 일은 결코 흔치 않다. 그만큼 이번 사건이 경찰 조직 전체의 신뢰와 직결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검찰도 보완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을 토대로 2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꼬삐를 당기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기관이 더 많은 혐의를 밝혀내느냐가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누구의 판단으로 수사가 진행됐는지, 법과 원칙은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명확히 규명하는 일이다.

이번 사건은 검경 모두에게 시험대가 되고 있다. 진실 규명보다 조직 보호를 우선한다는 인식을 남긴다면 국민 신뢰 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현재 검찰과 경찰은 서로를 겨누고 있지만, 결국 두 기관 모두 국민 앞에서는 같은 책무를 지닌 수사기관이다.

이번 수사는 조직의 체면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납득할 수 있는 결과만이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끝낼 수 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취재수첩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