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41억원대 부정대출을 해준 광주지역 한 저축은행 전직 은행장과 현직 변호사, 법조브로커 등 8명을 기소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광주 모 저축은행장이었던 A씨(64)와 브로커 B씨(55), 변호사 C씨(58)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또 다른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광주지역 한 저축은행이 저지른 241억원대 부정대출에 연관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증재·수재),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2019년 5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B씨 등에게 부탁받은 기업에 총 4차례에 걸쳐 241억을 대출해주고, 대가로 약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또 2021년 1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건설사·시행사 등 여러 회사에 70억원의 대출 지시를 내리는 등 138억원 상당의 부실대출을 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2018년 11월부터 2022년 4월 사이 4차례에 걸쳐 해당 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도록 알선해주는 조건으로 8억8000만원을 받아 챙기고, A 전 은행장에게 부정 대출 대가로 3290만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C씨는 A 전 은행장 등에게 접근해 “검찰 관계자를 통해 은행 부당대출 건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7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브로커 B씨는 주변 건설 시행사·시공사 등의 부탁을 받아 대출을 알선하고 통상 대출금의 1%를 A씨에게 수수료 형식으로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여신팀장 등에게 대출 규정에 어긋나더라도 대출이 실행될 수 있도록 지시, 서류를 꾸며 부정 대출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 여신승인심사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특히 A씨와 B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법조브로커를 통해 수사 무마 금품 청탁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법조 브로커들을 통해 소개받은 C변호사에게 2차례에 걸쳐 수사 편의 제공과 사건 무마 명목으로 뇌물 7억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C변호사와 법조 브로커는 받은 뇌물 대부분을 나눠 가졌고, 이 과정에 연루된 또 다른 공범은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검찰은 이들 공범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 중이다.

검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접수된 부정대출 사건에 대해 직접수사에 착수, 계좌추적, 압수수색 등 전방위적인 수사로 관련자들의 범행을 밝혀냈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범죄 수익을 철저히 환수해 범죄 발생 요인을 원천 차단하겠다”면서 “앞으로도 금융질서 교란과 법조비리 사범에 엄정하게 대처해 서민생활 안정과 법조에 대한 신뢰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