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간·군 공항 통합 이전과 관련, 정부가 협의체 운영을 재개하고 더불어민주당도 특별위원회(TF)를 본격 가동키로 했다.

광주시도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여론조사와 토론회, 데드라인 설정 등을 철회하고 중앙정부와 민주당의 이전 노력에 적극 참여키로 해 민간·군 공항 통합 논의에 새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26일 광주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광주·전남 상생발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민간·군 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지난 영광·곡성 보궐선거를 통해 질책을 받았다”며 “연장선에서 정권 교체와 집권 플랜을 준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를 ‘지방 부활’로 정하고 광주와 전남, 호남을 중심에 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와 전남의 발전을 모색하는 TF를 구성하자고 의견을 모았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TF에는 이재명 대표와 사무총장, 민주당 광주시당·전남도당위원장 등과 의견이 교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주전남 상생발전TF’의 핵심 아젠다로 민·군 공항 문제, 에너지, 행정 통합 등 3가지를 우선 제시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에너지 고속도로의 중심에 광주·전남을 두겠다”며 “광주·전남의 행정과 신산업을 각각 협력·통합적으로 발전시키는 문제, 그리고 민·군 공항 문제 등을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지역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등을 포함하고 중앙당에서 지원하며 정책 연구 인력이 참여할 것”이라며 “상생발전 TF 구성은 연내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정 시장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의 ’상생발전 TF’, 국무조정실의 ‘범정부협의체’와 함께 민간·군 공항 이전의 해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광주시가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여론조사와 토론회 등을 중단키로 했다.

강 시장은 “민·군 공항 통합 이전 문제가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을 넘어 또 다른 당사자인 중앙정부와 정치권도 참여하기로 했다”며 “민주당에서는 ‘광주전남 상생발전 TF(전담팀)’ 구성을, 중앙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 주관 ‘범정부협의체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앞서 지난 9월부터 공항 관련 3개 단체장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중앙정부를 찾아 이 같은 의제를 이끌어 냈다. 이는 강 시장의 정치력이 보여준 또 하나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강 시장은 이어 “민주당이 ‘상생발전 TF’를 통해 민간·군 공항 이전 문제를 화두에 놓겠다는 뜻을 밝혀 감사하다”며 “당과 함께 범정부차원의 협의체 구성도 논의되고 있는 등 공항 이전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만큼 무안군민에게 직접 홍보하는 열린대화방 운영과 미래비전 토론회, 여론조사, 12월로 제안한 데드라인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21일에는 세종으로 한덕수 국무총리를 찾아가 국무조정실 주관 범정부협의체 운영 재개를 건의했다”며 “이에 국무조정실은 12월 중 국무1차장 주재로 광주·전남·무안군·국방부·국토부·행안부 등이 참여하는 실무회의 개최로 화답해 줬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로써 민간·군 공항 통합 이전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면서 “당사자의 범위를 중앙정부와 정치권까지 넓혔고, 지역의 현안으로 바라보던 문제를 전국의 현안(범정부협의체)으로 바꿨으며, 행정(광주시)이 제시한 방향에 정치(민주당)가 힘을 싣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전남도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강기정 시장은 광주 민간·군 공항 통합 이전 관련 열린 대화방 운영, 공항도시 무안 미래비전 토론회, 여론조사를 중지하고, 올해 12월까지의 데드라인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며 “전남도는 광주시의 발표를 환영하며, 군 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정부의 범정부협의체와 광주·전남 상생발전 TF에도 참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안군민의 수용성을 확보하는 것이다”며 “광주시가 무안군민을 설득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안과 함께 ‘무안군 미래 발전 비전’을 제시하며 진정성 있게 접근한다면, 전남도는 앞으로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주 민간·군 공항 문제에 중앙정부와 민주당이 참여함에 따라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 등 3자간의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재워지는 동시에 통합이전 논의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편 광주시는 민선 8기 들어 민·군 공항 통합 이전을 위해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광주 군공항이전 특별법’을 제정해 ‘기부 대 양여’ 방식을 넘어선 정부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남도와 ‘민·군 공항 통합 이전지 무안’을 확정하는데 합의했다.

또 ‘소음 대책 토론회’ 개최와 ‘열린대화방 운영’ 등 무안군민과 직접 소통을 통한 무안지역 여론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낸 것도 성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