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돈삼 전남도청 전문경력관, 5·18 현장 기록서 출간
입력 : 2026. 05. 08(금)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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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삼

이돈삼 전남도청 전문경력관, 5·18 현장 기록서 출간
‘오월, 소년의 기억을 걷다’
1980년 5월, 5·18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따라 걷는 기록서가 출간됐다. 단순한 역사 해설을 넘어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오월을 재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남도 출신 작가이자 전남도청 전문경력관 이돈삼씨는 최근 ‘5·18 사적지 따라가는 오월길 여행’을 부제로 한 ‘오월, 소년의 기억을 걷다’를 펴냈다. 책은 광주와 전남 일대 사적지를 따라가며 당시의 기억을 현재로 끌어오는 데 초점을 맞췄다.
5·18은 군부 권력에 맞선 시민 항쟁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후 1987년 6월항쟁으로 이어진 흐름 속에서 정치·사회적 변화를 이끌었고, 국제적으로도 민주화 운동의 사례로 언급돼 왔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현장 기억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록과 재해석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독자가 ‘읽는 역사’에 머무르지 않고 ‘걷고, 느끼고, 기억하는 과정’으로 나아가도록 구성됐다. 저자는 5·18 사적지 안내해설사로 활동하며 축적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각 장소의 역사와 의미를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구성은 총 6장이다. 1장에서 ‘길’의 의미를 짚은 뒤, 2·3장은 광주 도심 사적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항쟁의 출발점이 된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시작된 흐름은 금남로, 옛 전남도청, 상무관, 전일빌딩 등으로 이어진다. 각 공간은 시민 저항과 연대, 희생의 기억이 축적된 장소로 묘사된다.
이어지는 4·5장은 전남 각지로 시선을 확장한다. 목포·나주·화순·강진·해남 등지 사적지를 통해 항쟁의 영향이 지역으로 어떻게 확산됐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한 지리적 이동이 아니라,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 시민들의 참여 양상이 함께 서술된다.
책에는 계엄군의 진압 과정, 시민들의 헌혈과 주먹밥 나눔, ‘해방광주’ 시기의 자치 경험 등 구체적 사례가 담겼다. 사건을 나열하기보다 현장의 감각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서술 방식이 특징이다.
부록 격인 6장에서는 광주 사적지 30곳과 전남 사적지 30곳을 정리해 안내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답사 경로로 활용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책에는 240여 장의 사진도 수록됐다. 총탄 흔적이 남은 건물, 사적지 표지석, 묘역 풍경 등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시각적 기록으로 기능한다.
이돈삼씨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사라지고, 기억하면 이어진다”며 “오월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에도 이어져야 할 가치”라고 밝혔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