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감성’ 유행 아닌 문화로 피어나다
LP판매점 유스레코드·중고서점 피망과 토마토·펭귄 마을
온라인으로 사는 것보다 직접 보고 만지며 오프라인 구매
불편함과 투박함에서 나오는 감성…남녀노소 모두 인기도
온라인으로 사는 것보다 직접 보고 만지며 오프라인 구매
불편함과 투박함에서 나오는 감성…남녀노소 모두 인기도
입력 : 2025. 09. 28(일)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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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레코드 내부 모습.

광주 광산구 월곡동 LP판매점 ‘유스레코드’ 전경.

광주 남구 양림동 전경.


광주 북구 임동 중고서점 ‘피망과 토마토’ 전경.

피망과 토마토 내부 모습.
젊은 층을 중심으로 코로나 시기 전부터 유행하던 레트로 열풍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뉴트로(Newtro)라는 말이 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과거의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즐기는 문화 현상을 의미한다.
광주는 이런 뉴트로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 그 중 레트로 문화 중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LP(Long-playing record)다. 광주에서 중고 LP판매점은 몇 곳이 있지만 신규로 나오는 LP를 판매하는 곳은 광주 광산구 월곡동의 ‘유스레코드’가 유일하다.
LP판매점과 카페를 겸하고 있어 노래를 들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곳으로 이미 SNS상에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 복고풍의 빈티지한 카페 내부에서 직접 고른 LP를 바로 턴테이블을 이용해 감상하는 것은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유스레코드의 박현문 대표는 평소 음악을 좋아해 CD를 모으던 중 우연히 접한 LP판에 매력을 느껴 2021년 현 위치에 개업을 하게 됐다. 처음 개업할 당시만 해도 레트로 열풍을 타 LP에 관심이 생긴 30~40대를 노리고 개업을 했지만 원래 주 수요층인 50대 이상의 장년층부터 10~20대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매니아층이 형성됐다고 한다.
LP판 하나의 가격은 평균 4~5만원 수준으로 저렴하지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용돈을 모아 사가는 중고등학생들이 상당히 있다. 심지어 LP 커버의 독특한 감성으로 인해 LP판이 아니라 커버만 따로 구입을 요구해 인테리어 용품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자주 보인다고 밝힌다.
박 대표는 “사실 LP로 음악을 듣는 것은 생각보다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에서 오는 매력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다”며 “이런 감성에 온라인에서 LP를 사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듣고 느끼면서 바로 구입하기 위해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북구 임동의 기아챔피언스필드 건너편 골목길 안쪽으로 가면 중고 만화책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피망과 토마토’가 있다. 만화책을 메인으로 소설이나 각종 종이서적, DVD 등을 볼 수 있다. 무려 100만권을 넘게 소장하고 있고 DVD만해도 30만여장이나 된다.
서점의 이름인 피망과 토마토는 주변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채소가게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 ‘도매 중고서점 창업’을 직접 썼다고 한다. 서점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이런 투박한 글씨의 간판으로 인해 레트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창고 같은 서점 안으로 들어가면 500평(1652.9㎡) 규모를 가득 채운 헌책에 압도된다. 언제 나왔는지 모를 옛날 만화책부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책까지 다양하게 있어, 자신이 보고 자랐거나 이름만 알던 작품을 직접 봤을 때 신기함이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 중고서점은 주로 온라인으로 거래를 하지만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인지도가 높아 만화책이나 DVD 등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 전국에서 이곳을 찾는다.
마지막으로 광주 남구 양림동에 위치한 펭귄마을이다. 이미 광주의 명소로 알려져 있는 펭귄마을의 미광의상실에서 근대의상을 대여해 입어볼 수 있다.
근대의상을 입고 펭귄마을을 걸어가다 보면 한옥과 서양식 건축물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오래된 교회와 선교사 사택 등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 당시 감성이 느껴진다.
이곳에서 준비한 다양한 체험활동이나 지역예술가들의 작품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근처에 다양한 카페나 음식점이 즐비해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 모두 챙길 수 있고 헌책방을 둘러보거나 90년대 문구점에 있을 법한 오락실에서 과거의 향수를 느끼며 게임도 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엄재용 인턴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