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행정서비스 먹통…월요일 '민원 대란' 우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여파]
정부24 등 주요시스템 마비…우체국 시스템 ‘올스톱’
모바일 신분증도 이용 불가…병원·마트 헛걸음 일쑤
입력 : 2025. 09. 28(일) 17:58
본문 음성 듣기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실 화재로 우편·금융 서비스 차질이 생긴 가운데 28일 전남 한 우체국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정부 전산망 장애로 서류 한 장을 뗄 수가 없네요. 손주들에게 줄 용돈을 인출하려고 우체국을 찾았는데 자동화기기(ATM)도 먹통입니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이 마비되자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8일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우체국 365코너. 출입문에는 ‘입출금과 보험료 납부 등 금융서비스가 중단됐다’는 장애 발생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내부에 설치된 2대의 ATM 화면에는 ‘회선 연결 중입니다. 빠른시간 내에 복구 예정이오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공지돼 있었다.

현금 인출 등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 일부 시민들은 우체국 곳곳에 비치된 안내문을 보자마자 한숨과 짜증을 내기도 했다.

이들은 민생회복지원금을 우체국 계좌로 받았다가 마트 등에서 결제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특히 추석 명절을 앞둔 만큼 가족, 친지, 지인 등에게 보낸 택배·우편이 정상적으로 도착했는지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제기했다.





수년 간 우체국을 통해 거래처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김모씨는 “앞으로 어떻게 회삿돈을 운용해야 할지 걱정이다”며 “직원들 월급, 명절 보너스 등도 모두 우체국 계좌에 들어 있는데 큰일이다”고 한탄했다.

이번 화재로 인한 불편은 우체국 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24·국민신문고 등 70개 정부 서비스가 중단됐다.

등·초본 발급 등 시민들이 직접 이용하는 무인민원발급기도 멈췄다.

이날 치평동 서구청 365민원실에는 ‘화재로 인해 주민등록증 초본, 인감증명서, 본인서명사실확인 등 정부24 서류 발급 서비스가 중단됨을 알린다’는 안내문이 곳곳에 부착돼 있었다.

한 40대 여성은 수족구로 아동병원에 입원한 아이의 퇴원수속을 밟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하려다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모바일 신분증을 지참하고 병원에 갔다 허탕을 치는 경우도 속출했다.

이날 40대 이모씨는 허리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입구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평소 모바일 신분증으로 접수하던 해당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본인 확인을 비롯해 건강보험 자격 확인 절차 등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평소대로 모바일 신분증으로 치료 접수를 하려했는데 프로그램이 열리지 않아 당황했다”며 “병원 접수를 할 수 없어 다시 신분증을 챙겨 와야 될 것 같다”고 푸념했다.

법원 전자소송 포털, 인터넷등기소 등 일부 서비스도 먹통이 됐다.

이로 인해 내·외국인 실명 확인, 주민등록정보 등·초본 연계, 등록면허세 납부조회 등이 불가능했다. 부동산 열람·발급, 토지이용계획 조회, 전자 신청 시 도로명 주소 검색 연계 등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이날 오전 7시께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네트워크 장비 재가동이 진행됐지만 서비스 정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월요일 시민·기업 등 민원 대란이 우려된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26일 오후 8시20분께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 교체 작업 중 폭발로 시작됐고 27일 오후 6시께 완진됐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사회일반 최신뉴스더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 뉴스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