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가 자리하고 있는 임동 일대는 전남방직과 일신방직 등 근대산업유산까지 자리하고 있는 유서깊은 지역이다. 방직공장 양쪽 건너편에는 광주천과 한옥촌 등 구도심이 자리하고 있다. 야구장만 보면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을 헌책방이 퇴락해가는 골목 안에 숨겨져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임동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 상당수마저 모르는 북구 서림로 27-3 부영식당 사이 골목길 안 중고책나라 ‘피망과 토마토’가 그곳. 주인장은 조장형씨로 만화를 메인으로 해 소설 등 온갖 종이서적과 DVD를 거래하고 있다. 이곳에는 없는 도서가 없을 정도로 100만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종으로 치면 30만∼40만 가지에 달한다. DVD는 30여만장을 소장하고 있다. 조 대표는 처음에는 어린이교재를 납품하는 출판업을 2002년부터 첨단지구에서 운영하다가 2011년 폐업한 뒤 그해 12월 37평(122.3㎡) 규모의 사무실 그 자리에 헌책방을 연 것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2012년부터 일곡동에서 100평(330.5㎡) 규모로 하다가 2015년부터 임동의 현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애초 유리공장이던 건물에 일곡동에서 쓰던 책장을 내부에 집어넣고 부족한 것은 하나 둘 보완해갔다. 공장 본채는 양호했으나 부속건축물은 스레이트나 양철류의 지붕이다보니 종이에는 최악인 누수까지 발생했다. 그래서 서점 안에는 지금까지도 책방 곳곳에 양동이를 비치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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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책방 피망과 토마토 실내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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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망과 토마토 전경 |
오프라인 매매보다는 온라인 매매가 주를 이루다보니 책방에는 드문드문 사람이 찾아오지만 온라인 헌책방으로는 전국적 인지도가 상당하다. 이곳 헌책방은 유튜브상에서는 중고책나라로 불리워지고 있으며, 세무소 등록명은 앞서 언급했듯 ‘피망과 토마토’다. 그리고 위탁판매처는 알라딘 서점이며 pimang001로 거래 중이다. 중고책들을 무조건 들고 방문한다고 해서 모두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거래가 되는 책들인가를 판별해 거래여부를 결정한다.
조 대표의 양해를 구하고 책방 안으로 들어가자 손님은 아무도 없었으나 발 디딜 틈 없이 500평(1652.9㎡) 규모에 달하는 공간을 메우고 있는 헌책들로 인해 마치 나만의 보물창고에 온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형용할 수 없을 만큼의 책들이 책장 빼곡히 채워져 있는데다 곳곳에 묶음 다발로 놓여진 책 꾸러미가 쟁여져 있어 장관을 연출했다. 사진을 찍고 영상으로 촬영을 해도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의 책들이 수북하게 비치돼 있었다. 한켠에는 오늘날 거의 자취를 감춘 DVD가 한 공간에 가득 채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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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책방 책꽂이 앞에서 포즈를 취한 중고서점 피망과 토마토 조장형 대표 |
인터넷 공간에서는 꽤 유명한 공간이자 자신이 갑자기 유명한 사람이 돼 있었다는 조 대표는 도서판매가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인터넷이 주요 판매루트이고 전국 대상으로 하는 등 순환을 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순환을 하지만 하향곡선을 그을 때도 있다. 하지만 책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간혹 찾아와 그분들이 또 고객이 된다”며 “최근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의가 늘었다. 이처럼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있지만 우리는 소설이 주가 아니어서 영향을 좀 덜 받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