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상정될 광주 서구의회 의원의 조례안이 적절성 논란에 휩싸였다.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 적극성을 저해·훼손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과 월권행위 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서구의회 등에 따르면 김수영 서구의원의 ‘광주 서구 행사 예산 공개에 관한 조례안’이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서구의회 홈페이지에 입법예고 됐고, 26일 안건 상정과 상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해당 조례는 서구가 주최·출연·보조하는 행사 예산을 사전 공개함으로써 구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예산 집행의 투명화·예산 절감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내용을 보면 총예산이 3000만원 이상인 행사를 공개 대상으로 하고, 행사를 집행하는 부서가 행사 홍보물을 제작할 때 홍보물에 예산을 표기해야 한다.

예산 사항의 표기는 한 장의 홍보물일 경우 면적의 100분의 5 이상, 여러 장의 홍보물일 경우 앞 표지 면적의 100분의 10 이상 또는 내지 면적의 100분의 10 이상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관련 조례의 내용이 부실한 데다 단순히 집행부에 대한 의회 갑질로 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조례가 타당성 혹은 기대효과 등 들여다봐야 할 행사의 세부적인 사항은 살피지 않고 단순히 예산 총액만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례에 포함된 ‘행사 예산 공개 유무를 다음 연도 해당 행사 관련 예산 심의 시에 반영할 수 있다’는 항목은 사업을 추진하는 부서에 큰 부담이다.

이로 인해 의회가 ‘내실 있는 행사’를 말하면서 지역 특색과 주민들 사정을 잘 반영한 맞춤형 행정 서비스를 막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주민들에게 내실 있는 행사를 요구해왔던 의회가 ‘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내부의 지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해당 조례가 지난달 열린 제326회 임시회 당시 ‘과도한 행사 운영’에 대한 구정질문 후 집행부의 답변에 대한 보복성 조례 제정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의회 관계자는 “의회는 집행부에 ‘주민을 위한 내실 있는 행사’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해당 조례는 집행부에 갑질, 월권행위 등으로 보일 수 있어 오히려 역효과가 우려된다”며 “조례가 주민 생활을 지역 상황에 맞게 꼼꼼하게 챙김으로써 주민 편의와 삶의 질을 높일 수도 있겠지만 적극 행정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집행부를 상대로 심사하면서 부실 용역 등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면서 정작 의회가 이를 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 조례를 두고 주민들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양질의 조례가 아니라는 목소리다.

40대 주민 김모씨는 “주민들의 알 권리라고 하는데 솔직히 주민들은 예산에 대한 관심보다는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거나 주민들의 사정에 맞춘 행사가 열리길 바랄 뿐이다”며 “오히려 해당 조례는 ‘구민의 알 권리’를 역으로 침해하고 자신의 이미지 관리와 정당 공천심사를 위한 실적을 위한 발의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