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법관 5명이 올해 재판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과 감정 표현으로 이른바 ‘나쁜 판사’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광주지방변호사회는 25일 광주지방변호사회관 6층 대회의실 채움마당에서 2024년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우수법관 7명과 하위법관 5명을 공개했다.

이번 평가에는 246명의 회원이 참여, 489명의 법관에 대해 3932건의 평가가 접수됐다.

우수 법관에는 김대현(변시 4회·광주지법), 김성주(연수원 26기·광주고법), 김용신(연수원 36기·광주지법), 이재경(연수원 36기·광주지법 목포지원), 이광헌(연수원 37기·광주지법), 나상아(연수원 40기·광주지법), 지혜선(연수원 38기·광주지법) 법관이 선정됐다.

이중 나상아 법관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수법관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우수법관들은 철저한 재판 준비와 법리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사건을 종합적이고 다각적으로 검토해 합리적인 결론을 신속하게 도출했다는 평가다.

또 재판 진행에 있어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소송관계인들에게 충분한 입증 기회를 부여하면서 친절하고 정중하게 대하는 등 모범적인 모습이라고 인정받았다.

우수법관 7인의 평균 점수는 92.53점이다. 공정, 품위·친절, 신속·적정, 직무능력·성실 총 4개 부분 각 항목에서 평균 9점 이상의 고른 평점이 이어졌다.

반면 하위법관으로 선정된 5명에 대한 평가 내용을 보면 이들은 증거신청을 구체적 이유 없이 제한하거나 묵살, 방어권 행사에 상당한 제한을 초래했다.

특히 형사재판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변호인까지도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요’라고 되묻는 등의 불공정한 재판으로 검사 2명·피고인 2명이 있는 것처럼 느끼는 사례도 있었다.

민사재판에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증거채택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마치 이미 재판 결과를 내렸다는 것을 암시, 강압적으로 당사자들에게 조정 또는 화해를 수용하도록 절차를 진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으면 당사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등 지극히 부적절한 예단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강압적으로 언성을 높이고 짜증 섞인 언행을 하거나 소송대리인에 대한 호통, 재판 지연 등도 법관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거론됐다. 1회 변론기일 지정에만 1년 이상 소요되고, 재판이 30분 가까이 지연됐음에도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한 법관도 있었다.

하위법관은 대부분 항목에서 7점대의 평점을 기록, 하위법관 5인의 평균 점수는 71.82점이었다.

전체 평가대상 법관들의 평균 점수는 84.70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3년 평균점수(84.31)보다 소폭 상승했다.

광주지방변호사회는 선정된 우수법관들에게 ‘우수법관 증서’를 전달한다.

광주변호사회 관계자는 “법관 평가 결과를 각 법원과 대법원에 제공, 법관 인사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법정에서의 재판 진행이 공정하고 친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