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를 돕고 있는 광주시민단체가 일본의 ‘사도광산 추도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정부의 추도식 불참 결정을 두고 ‘퍼주기 외교’가 빚은 ‘예견된 참사’였다고 지적했다.

24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이날 추도식에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과 정부 대표로 박철희 주일대사 등이 참석하려 했으나 지난 23일 최종적으로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단체는 “정부가 추도식에 불참을 결정한 것은 22일 일본 정부가 추도식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이 있는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을 참석시키기로 하면서 추도식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또 “추도식이 일본 정부의 주관으로 진행된 것이 아닌 일본 지자체와 민간단체로 구성된 실행위원회 주관으로 열려 추도식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격에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추도의 대상이 누구인지도 종잡을 수 없는 형태라고 비난했다.

단체는 “일본 정부에 따르면 이번 추도식은 강제동원된 조선인 뿐만 아니라 일본인도 포함한 전체 노동자가 추모 대상이다. 이것은 조선인 동원은 합법이자, 당시 일본인도 함께 고생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추도식이 억울하게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의 넋을 달래는 ‘추도’가 아니라 일본의 유네스코 등재를 자축하기 위한 자리이며 유가족들을 유네스코 등재 자축 행사의 들러리 취급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단체는 현 정부의 외교적 수치이자 ‘퍼주기 외교’의 처참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단체는 “‘굴욕’과 ‘외교 참사’는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과정에서 이미 예정된 것이었다”며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구실로 일본이 바라는 것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손을 들어 줬고, ‘물 컵의 반을 먼저 채우면 나머지 반은 일본이 채울 것이다’는 현 정부의 자업자득의 결과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3일 추도식을 위해 출국한 유가족 9명은 25일 정부 관계자들과 현지에서 별도로 독립적인 추도 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