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사필귀정”, “국민의 승리”라며 반기는 반면 국민의힘은 항소심에서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이번 판결로 정치적, 도의적 책무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선고가 난 직후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1심 판결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이어졌고,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에 대한 무리한 검찰 수사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사건 조작으로 야당 대표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최종 책임자 윤석열 대통령은 즉시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말했다. 송순호 최고위원도 “위증교사 이재명 무죄, 국민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은 “위증교사 무죄! 기쁜 소식”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님도 트럼프도 살아 돌아왔다”며 “민주당 소중한 자산인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고 끝까지 싸워서 ‘윤건희’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청래 의원은 “천둥 번개가 쳐도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현장에 모인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를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창해일속(滄海一粟)이라고, 제가 겪는 어려움은 큰 바닷속에 좁쌀 한 개에 불과하지 않겠나”라며 “우리 국민이 겪는 어려움이나 고통에 비하면 제가 겪는 어려움은 미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정치가 이렇게 서로 죽이고 밟는 것 아니라, 서로 공존하고 함께 가는 정치가 되면 좋겠다”며 “‘죽이는 정치보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 합시다’라고 정부와 여당에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항소심 과정에서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을 언급하며 “1심 판결로 (이 대표의) 정치적, 도의적 책무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위증을 한 (혐의로) 김진성 씨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는 위증이 실제로 있었음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며 “위증한 사람이 있는데 왜 그런 행위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적 의구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논평했다.

또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여전히 남아 있는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할 과제”라며 “사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방탄 국회’나 ‘장외 집회’ 행태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선고 직후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는 19자(字)짜리 입장문을 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사법부 판단은 존중하지만 아쉽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교사를 받은 사람은 위증으로 500만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는데 정작 교사는 아니다는 판단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2심에서 바로 잡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가 받을 검찰 수사와 재판은 △대선 허위 발언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검사 사칭 위증교사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 5개다.

이 중 1개의 재판에서라도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배지’를 잃고, 대선 출마가 좌절된다. 동시에 민주당은 434억 원의 선거보조금을 반납해야 한다.

특히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은 이 대표가 항소한 가운데 조만간 두 번째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 재판은 6·3·3제(1심 6개월, 2심과 3심 각 3개월)로 시행되는 만큼 앞으로 6개월 안에 두 차례의 판결로 결론이 난다.

따라서 현재까지 ‘1승 1패’를 기록한 이 대표가 향후 재판에서 어떤 판결을 받느냐에 따라 정국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