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사업장 관할 지방 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 접수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청에 가서도 결국 사업주가 체불된 임금을 지급해줘야 노동자가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노동청에서 사업주를 대신해 임금을 지급해주지는 않는다.

단 하나. 대지급금 제도만 제외하고 말이다.

대지급금 제도는 사업주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한 재직 또는 퇴직한 노동자가 일정한 기간 내에 미지급 임금을 청구할 때 국가에서 일정 범위 내에서 사업주를 대신해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지급금 제도는 도산대지급금 제도와 간이대지급금 제도로 나뉜다.

말 그대로, 도산대지급금은 사업장이 도산돼야 한다. 법원에 의한 파산 선고를 받든지, 아니면 노동청장에 의한 사실상 도산 인정을 받든지 둘 중 하나의 방법으로 도산한 사업장에서 퇴사한 노동자들이 받을 수 있다.

간이대지급금은 도산 여부와 상관없이 사업장에서 임금을 미지급한 상태라면, 퇴직한 노동자뿐 아니라 재직 중인 노동자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퇴직 또는 마지막 임금체불일로부터 1년 이내에 진정 접수를 제기하거나, 2년 이내에 소송 제기 또는 지급명령신청을 접수해야 한다.

또한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1명이라도 있는 채로 6개월 이상 사업장을 운영했을 때 간이대지급금 대상이 된다.

간이대지급금은 도산대지급금에 비해 조건이 간소한 편이지만, 보상하는 금액이 더 적다. 퇴직 전 최종 3개월 체불 임금 700만원, 최종 3년분 퇴직금 700만원 총 1000만원 한도 내에서만 지급하고 있다.

도산대지급금도 보상하는 범위는 퇴직 전 최종 3개월 임금과 최종 3년분 퇴직금으로 동일하다. 다만 상한액의 한도가 다르다.

간이대지급금은 각 항목 당 상한액이 있는 것과 달리 도산대지급금은 각 항목 내에서도 월 단위 상한액 개념이다. 퇴직 당시 연령에 따라서 하한액과 상한액이 다른데, 30세 미만이 월 220만원으로 가장 적고, 40대가 월 350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론적으로 도산대지급금에서는 체불임금 1050만원, 체불 퇴직금 1050만원 총 2100만원 한도로 지급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자의 체불 임금액과 사업장 상황 등을 고려하여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를 판단하면 될 듯하다.

도산대지급금은 사업장 파산 또는 사실상 도산 인정을 받아야 하므로 간이대지급금에 비해 시간이 훨씬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부분 간이대지급금을 먼저 신청해 일부 금액을 받고 도산대지급금으로 차액을 신청할 수도 있다.

그럼 대지급금 제도는 어떤 방법을 거쳐서 받을 수 있을까?

임금체불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사업장 관할 노동청에 진정 접수를 한다.

노동청 조사를 거쳐 노동자가 못 받은 임금이 얼마인지를 확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의 결과물이 노동청에서 발급해주는 체불 임금 등 사업주 확인서(이하 확인서)가 된다.

조사에서 사업주가 체불액을 인정하면 간이대지급금 신청용으로 발급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소송 제기용으로 발급이 될 것이다.

전자라면 바로 근로복지공단에 대지급금 신청을 하면 된다. 접수하면 보통 14일 이내에 통장에 대지급금이 입금된다.

하지만 후자라면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이것을 가지고 대한법률구조공단에 가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거기서 확정판결을 받아야 근로복지공단에 접수를 할 수 있다.

복잡할 수 있으나, 임금체불로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에게는 이것만큼 고마운 제도가 없을 것이다.

혹시 대지급금 신청 조건과 절차에 있어 더욱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1588-6546)로 상담받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