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 차 시음 하느라 하루 종이컵 1000개 소진된다고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차 시음코너 만남의 장 역할 수행
3갤러리 의재 허백련 작품…춘설차 홍보 ‘시음 코너’ 인기
관람객들 휴게 공간 "여기를 오아시스처럼 느끼는 듯하다"
3갤러리 의재 허백련 작품…춘설차 홍보 ‘시음 코너’ 인기
관람객들 휴게 공간 "여기를 오아시스처럼 느끼는 듯하다"
입력 : 2026. 09. 25(금)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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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광주비엔날레’ 제3갤러리에는 춘설차 홍보를 위해 차 시음 코너가 설치된 가운데 녹차와 발효차(홍차)를 시음할 수 있도록 코너를 꾸몄다. 하루 차 시음을 위해 종이컵 1000개가 소진될 정도로 관람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우측에는 의재 허백련의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대화를 하며 차 시음에 나선 관람객들.
‘2026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장 제3갤러리에는 GB 커미션의 시민참여 프로젝트로 마련된 권병준 작가와 박찬경 작가 등 두 명이 이끄는 ‘불림’ 프로젝트 부스를 지나 바로 옆에 의재 허백련 작품이 자리하고 있다. 의재미술관 소장품 중 여러 식물과 기물들을 그린 ‘기명절지화’(器皿折枝畵) 형식의 작품 2점이 전시 중이다. 목포를 여행하고 완성한 ‘다로경권 목포여차’와 ‘다로경권(미완성), 수선화’가 다구 등이 그것으로, 이 작품 전시가 계기가 돼 자연스럽게 차 시음으로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스는 총 5곳의 갤러리 중 중간인 3갤러리에 춘설차 홍보를 위해 설치된 것으로, 녹차와 발효차(홍차)를 시음할 수 있도록 코너를 꾸몄다. 이곳에는 차를 시음할 관람객들을 위한 의자 5개가 설치돼 있고, 의재 허백련 관련 전시안내직원 몇몇이 교대해 가면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소한 공간이지만 많은 관람객들이 3갤러리에 오면 차 시음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더욱이 큰 전시장일수록 초창기 공간 구성이나 작품 설치 작업 등 페인트와 작품에 쓰인 물감류를 망라해 많은 재료가 쓰여 냄새가 고여있는데다 각종 자재로부터 발생하는 분진이나 미세먼지가 발생돼 외부로 빠져 나기지 못하고 축적돼 있기 때문에 목이 칼칼하고, 눈이 따끔거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관람객들은 중간에서 목을 축이면서 잠시 쉬어가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보통의 공간에서는 이런 부스를 두지 않는 것이 상식이지만 광주비엔날레는 차 시음 코너를 작품과 연계해 운영 중이다.
지난 10, 11일 이후 2주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처음과 똑같이 부스에 꾸준하게 관람객들이 들러 차 시음을 이어가고 있었다. 종이컵으로 시음을 하고 있어 매일 몇개 정도의 컵이 소진되는가가 이 부스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생각했고, 실제 소진되는 종이컵이 궁금했다. 15일자 문화면 보도했던 1차 기사(의재의 ‘차 정신’ 설파…전시장서 시음 쉬어가요) 이후 관람객들 추이가 어떤지 궁금해서 23일 오후 전시장을 다시 찾았다.

의재 허백련 작 ‘다로경권 목포여차’(왼쪽)와 ‘다로경권(미완성), 수선화’(의재미술관 소장작품)
그 직원은 K씨(광주 광산구 운남동)였는데 그에게 “하루에 소진되는 종이컵을 묻자 대략 1000개씩 정도 소진되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물론 한 사람이 녹차와 홍차를 번갈아 시음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지만, 차 시음코너는 현재 이런 사실에 기인해보면 광주비엔날레 주전시동에서 관람객들의 잠시 쉬어가는 필수코스가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날도 잠시 머물렀지만 관람객들을 여럿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차 시음 부스에서 만난 관람객들은 국적도, 사연도 다양했다. 허심탄회한 대화가 가능한 곳은 현재로서는 주전시동에서는 차 시음 부스가 유일하다.
녹차와 홍차 중 홍차가 더 구수하니까 홍차를 더 찾는 것 같다는 전시안내직원 K씨는 관람객들이 차 시음 부스에 와서 “3관이 예쁘다. 차가 맛있다. 무등산에서 녹차를 키우는지 몰랐다. 한번 꼭 가봐야 겠다. 의재미술관도 방문해 보겠다. 맛있어서 차 한잔 더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외국인들 간에는 어디서 왔냐고 서로 묻곤 한다”면서 “여기를 오아시스처럼 느끼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 부스는 ‘만남의 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휴가 중에 전시장을 찾았다는 관람객 박모(광주 동구 계림동)씨는 “학생 때부터 4~5회 전시를 관람했다. QR로 해서 전시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등 이 앞전의 전시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전시장에 녹차와 홍차 코너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온 노리꼬(히로시마)씨는 “광주비엔날레 전시를 위해 두번째 관람을 오게 됐다”며 “작가는 아니지만 파트너랑 함께 광주를 찾게 됐다”고 밝히면서 차를 시음한 뒤 다시 작품 감상을 위해 발길을 옮겼다.
차 시음 코너는 크게 작품의 범주(일환)에 들지만 관람객들에게는 만남의 장이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 공간 같은 곳이다. 전시 작품 못지 않게 관람객들이 꾸준하게 찾는 필수코스로 전시 종료 때까지 자리잡아 갈 수 있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