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4곳 중 1곳 "지방 투자 검토"…호남 첨단산업 기대감
[한국경제인협회, 2026년 하반기 투자계획 조사]
27.4% 3년 내 비수도권 확대 검토…79.2%는 하반기 투자 유지
비수도권 투자 조건은 세제지원·산업생태계·교통·전력 인프라
반도체·AI국가전략 탄력…전남광주 투자유치기회 확대 전망
입력 : 2026. 07. 21(화) 08:54
본문 음성 듣기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기업 4곳 중 1곳이 향후 3년 내 비수도권 투자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환율과 고물가 장기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대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인데, 다만 기업들이 실제 지방 투자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세제 지원과 산업 생태계 조성, 기반시설 확충 등 투자 여건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하반기 투자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106개사 가운데 27.4%는 향후 3년 안에 비수도권 투자 확대를 계획하거나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51.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0.7%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정부가 최근 호남권을 중심으로 반도체와 AI 등 국가 전략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정부는 최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하는 총 80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광주 군공항 이전부지를 클러스터 입지로 확정했다. 지난 1일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AI 국가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에너지, 미래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대기업들의 비수도권 투자 의향이 실제 투자로 이어질 경우 호남권이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와 AI를 비롯한 국가 전략산업이 집적되고 광역경제권 형성이 본격화되면서 수도권에 집중됐던 투자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업들의 선택을 이끌기 위해서는 투자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실제 조사에서 기업들은 지방 신규 투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법인세 감면과 보조금 등 재정지원(36.2%)을 꼽았다. 이어 협력업체 등 산업생태계 구축(18.2%), 물류·교통망 확충(13.2%), 전력·용수 등 산업인프라 확충(12.9%) 순으로 응답했다.

이는 단순히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만으로는 기업 유치에 한계가 있고 세제 혜택과 함께 협력기업 집적, 교통망과 전력 공급 등 기업이 실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반도체와 AI 산업은 대규모 전력 공급과 연구개발 인력, 협력기업 생태계가 함께 구축돼야 하는 만큼 지방정부와 정부의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투자 계획도 비교적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79.2%는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유지하겠다고 답했으며,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은 15.1%로 축소 계획(5.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로는 AI와 첨단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33.3%)가 가장 많았고, 선제적 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29.2%), 업황 개선 및 수요 증가(20.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투자를 축소하는 기업들은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부담 지속(38.9%), 수익성 악화 및 자금조달 부담(22.2%), 글로벌 경기 둔화와 수요 부진(16.7%)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AI는 기업 투자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기업들은 AI 확산에 따른 투자 방향으로 업무·생산공정 자동화 투자 확대(43.7%)를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AI 활용 연구개발 강화(20.8%), AI·디지털 투자 확대(12.3%), AI 기반 신규 사업 진출(3.8%) 등이 뒤를 이었다.

AI 투자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AI 도입·전환 비용 지원(35.2%)이 가장 많았고 AI 전문인력 양성(21.7%), AI 연구개발 지원(15.7%), AI 데이터 활용 규제 개선(15.1%) 등 순이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투자환경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환경 점수는 100점 만점에 58.3점으로 지난해보다 1.1점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가장 큰 투자 애로요인으로는 노동시장 경직성과 노사관계 불확실성(44.0%)이 꼽혔으며 세금 및 준조세 부담(20.8%), 투자 관련 인허가·입지 규제(16.4%), 환경·안전 및 ESG 규제(11.6%) 등이 뒤를 이었다.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인허가·입지 규제 완화(24.5%)가 가장 많이 제시됐고 금리 안정과 자금조달 여건 개선(19.8%), 내수경기 활성화(19.2%), 투자 및 연구개발(R&D) 세제지원 확대(13.8%) 등이 뒷따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실제 집행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규제 개선과 안정적인 자금조달 여건 조성 등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투자환경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경제일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