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 막힌 빗물받이…장마철 침수 키운다
광주 곳곳 배너·고무판으로 덮여 배수 기능 상실
5개 구 8만5000개 설치…관리 인력은 100여명뿐
입력 : 2026. 07. 20(월)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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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동명동 여행자의집(ZIP)과 일부 상가 앞 빗물받이에는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빗물받이가 이렇게 막혀 있으면 폭우 때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20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동명동. 집중호우에 대비해 설치된 여행자의집(ZIP)과 일부 상가 앞 빗물받이에는 담배꽁초와 일회용 컵, 각종 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일부 상가는 실외용 배너와 풍선간판 등 옥외광고물을 빗물받이 위에 올려놓아 배수를 막고 있었고, 한 시민은 골목에서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그대로 빗물받이에 버리고 자리를 떠났다.

충장로 일대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일부 상가 앞 빗물받이는 악취와 벌레 유입을 막는다는 이유로 검은 고무판이나 합판으로 덮여 있어 집중호우 시 빗물이 제대로 빠지기 어려운 상태였다.

서구 화정4동과 치평동에서도 배수 기능을 상실한 빗물받이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화정4동 한 아파트 앞 도로의 빗물받이는 두꺼운 고무판으로 덮여 있었고, 광주 서부경찰서 민원인 주차장 인근 빗물받이에는 흙과 잡초가 빼곡하게 쌓여 있어 폭우 시 배수 장애가 우려됐다.

동명동의 한 자영업자는 “빗물받이에서 악취와 벌레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어 일부 상인들이 고무판을 덮어놓는다”며 “가게 앞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화정4동 한 아파트 앞 도로의 빗물받이는 두꺼운 고무판으로 덮여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러한 행위가 장마철 침수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화정4동 주민 김모(40)씨는 “지난해처럼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 담배꽁초와 쓰레기로 막힌 빗물받이 때문에 침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며 “행정기관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시민과 상인들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빗물받이를 덮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지역에 설치된 빗물받이는 모두 8만5291개에 달한다. 자치구별로는 동구 8044개, 서구 1만6210개, 남구 8255개, 북구 1만3906개, 광산구 3만8876개다. 반면 이를 관리하는 하수도 담당 인력은 5개 자치구를 모두 합쳐 100여 명에 불과해 상시 점검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각 자치구는 장마철을 앞두고 빗물받이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구는 자율방재단과 함께 배수로와 빗물받이를 점검하며 토사와 낙엽, 나뭇가지, 쓰레기 등을 제거하고 있다. 서구도 침수 취약지역과 주요 도로를 중심으로 빗물받이와 하수관로 준설, 맨홀 추락방지시설 설치, 빗물받이 위치 안내판 설치 등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행정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수시로 빗물받이를 청소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버리거나 광고물, 고무판 등으로 빗물받이를 막으면 배수 기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작은 행동 하나가 침수 피해를 키울 수 있는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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