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전남 의과대학 설립 등 핵심 현안에 대한 갈등이 지속 되고 있지만 단체장이나 국회의원들은 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돼 제각각 목소리를 내며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민주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항 문제는 광주시·무안군을 비롯해 중앙정부와 이해 관계가 얽혀 있고, 의대 설립은 동·서부권 지역갈등에 정원 반영 문제가 남아 있는 만큼, 두 현안 모두 광주시나 전남도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어 원내 제1당이자 지역에 뿌리를 둔 민주당이 보다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22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 최대 현안은 민간·군공항 이전, 의과대학 설립이다.

두 현안은 지역 갈등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으로,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이 입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군공항 이전은 5조74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지역 최대 현안이지만 지난 2018년 국방부 평가 결과 ‘이전이 타당하다’고 결론이 난 이후 올해까지 사실상 답보상태다.

지난해 12월 17일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민간공항을 2025년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개통 시기에 맞춰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하기로 합의 한 이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측됐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강기정 시장, 김영록 지사, 김산 무안군수 등이 ‘3자 회동’을 통해 공항 문제 해법을 모색하려 했지만 갈등만 재차 확인한 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광주시는 민간·군 공항 이전 논의 시한을 연말로 못 박고 전남도에 적극적인 무안군 설득을 요구하고 있지만, 전남도는 기피 시설인 군 공항을 이전하려면 광주시가 먼저 선물 보따리를 가져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2018년 3자 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점과 ‘플랜B’ ‘함흥차사’ 등 광주시장의 논란성 발언에 전남도와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의대 신설 문제도 지역주의에 매몰되며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전남은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어 의료 공백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국립 의대 신설이 30년 넘게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전남도에서 어느 대학에 할지 의견을 수렴해 알려주면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후 전남 서부권 국립대인 목포대와 동부권 국립대인 순천대가 치열한 경쟁을 보이면서 지역 간 갈등 양상도 나타났다.

전남 서부권은 섬이 많고 고령화로 응급·중증 환자가 많다는 이유로, 동부권은 인구 대비 대형병원이 부족하고 국가산단 외상 환자 수요가 크다는 이유로 의대와 대학병원 유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용역기관이 제시한 의대 1곳과 대학병원 2곳 신설안과 목포대·순천대 공동의대 설립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대학 구성원 반발·의대 소재지 결정 문제·지역별 특성 등을 두고 마찰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의료대란 출구전략’으로 2000명으로 정해놓은 2026학년도 의대정원을 원점에서 다시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남 국립의대 신설과 정원 배정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정치권은 자신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공항, 의대 문제에 제각각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단체장들도 지역 눈치보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실제 광주 군공항 이전 적합지로 거론되는 무안국제공항 소재지 국회의원인 서삼석 국회의원과 김산 무안군수는 지속해서 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있고, 전남도 주도 전남의대 설립 공모 진행과 관련해 동부권 예정지역인 순천의 노관규 시장과 권향엽 국회의원은 의대 설립 독자 신청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안 해법 모색을 위해 국회 다수당이자 광주·전남 국회의원 전원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당론으로 채택해 거시적 시각에서 적극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광주와 전남지역의 핵심 현안이 소지역주의와 각각의 이해관계에 막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면서 “민주당의 본산인 광주전남의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당이 먼산만 바라보지 말고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