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내년 1월 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고향세)가 주목받고 있다.

기부금을 내면 세액공제 물론 해당 지자체로부터 답례품으로 농특산물 등을 받는다. 세액공제는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은 16.5%다. 지자체는 기부금으로 주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가능하다.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자체로서는 반길만한 일이다. 게다가 답례품 제공은 지역 특산물 생산과 유통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시도별 기부의사비율을 활용해 기부금액을 추정해 볼때 전남은 고향세 기부금액이 12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22개 시군으로 나누면 5억 8000여 만원이다. 아직 시행 초기임을 고려할 때 그다지 적은 금액은 아니다.

고향세 인식율이 9.5%이고, 기부의사자가 55.5%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도 국민 100명 가운데 94명은 고향세를 모른다고 답했다. 충북연구원이 지난 5~6월 도민과 출향인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3.7%가 ‘전혀 들어본 적 없음’으로 응답했다. ‘들어본 적 있으며 어느정도 알고 있음’, ‘자세히 알고 있음’은 각각 6.7%, 1.6%로 나타났다.

지자체들은 고향세 시행에 발맞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 1월 전담부서로 신설된 ‘고향사랑추진단’을 중심으로 상반기 시행령에 맞춰 관련 조례 제정, 기부자의 편의를 위한 원스톱 종합정보시스템 구축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중점 추진중인 ‘전남사랑도민증’과 고향사랑기부제를 연계해 지역 발전 상승효과를 가져오도록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각 시군도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기부금 활용 아이디어 공모를 받는 등 제도 시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향세를 앞서 시행해온 일본은 최근 기부 총액이 전년대비 23%나 늘어나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다. 10년 전인 2011년에 비해서는 68배, 제도가 시작된 2008년보다는 10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기부건수도 크게 늘었다. 총액과 건수가 크게 증가한 원인으로는 농축산물 답례품을 지목된다.

특히 코로나19로 농축산물 가정 수요가 늘어나면서 농축산물 답례품이 일상에 정착했다는 분석이다. 기부액이 늘어난 답례품 가운데는 쌀이나 우유 등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상품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크게 올랐던 양파 역시 기부액이 늘어난 답례품으로 꼽혔다. 세액공제와 식재료 구입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농산물과 함께 토속 공예품 등 특산물도 함께 선정할 것을 주문했다. 농축수산물은 계절적 영향이나 포장·배송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공예품은 상대적으로 그런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답례품 가격대는 3만 원 또는 1만5000 원이 적절할 것으로 봤다.

일본의 고향세 납세 종합 포털사이트 ‘후루사토 초이스’를 운영하는 업체 ‘트러스트뱅크’ 측은 “농축산물을 소비하려는 목적으로 기부를 하는 사람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러스트뱅크는 최근 방한해 강원 양구군, 충남 부여군, 충청남도 등의 초청에 응하기도 했다.

당장은 고향세 인식률 제고가 최우선 과제다. 고향세 기부액 중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가 된다는 점을 적극 알려야 한다.

지역과 친숙하고 관련성이 높은 ‘관계인구’를 늘리는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개별 지자체가 기부자를 모집하기보다는 지자체 공동대응이 절실한 대목이다.

일본 아오모리현 히로사키시 등 소도시처럼 고향세 펀딩으로 도시발전 재원을 조달하는 사례도 참고할만하다. 이를 위해 지역별로 특화된 사업 모델을 발굴·육성하는 것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