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김 주산지인 전남이 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김 양식장 신규면허 확대를 추진한다. 김이 해외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양식장 노후화 등으로 양식 기간이 단축되고 채취횟수가 감소하는 등 생산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외 수출 증가로 국내 김 가격 1년만에 70% 이상 오르면서 물가상승을 견인하고 있어 가격 안정을 위해서라도 신규면허 확대가 필요하다는게 전남도의 입장이다.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급성장하며 ‘검은 반도체’로 평가받는 김의 2023년 기준 전남 생산량은 41만9475t으로 전국 김 생산량의 78.6%를 차지하는 등 국내 수산물 수출 증가를 주도하는 효자 품목이다.

전남 김 수출액은 지난 2018년 1억1000만 달러에서 2020년 1억7000만 달러, 지난해 2억5000만 달러로 매년 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수출 상대국도 2010년 64개국에서 지난해 124개국으로 약 2배로 증가했다.

전남을 포함한 지난해 국내 김 수출은 7억 9255만 달러로 전년 대비 32.2% 상승하며 수산 식품 중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원래 김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즐겨 찾는 음식이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김 스낵과 냉동 김밥이 인기를 끌며 전 세계에 한국 김을 알렸다.

여기에 전통적인 김 소비국인 중국과 일본의 김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한국 김 수요가 급증했다.

수요는 폭증했지만 생산량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국내 김 가격이 폭등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이달 김밥용 김(중품) 100장(260g)당 도매가격이 9610원으로 지난해 동월 가격인 5603원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71.5% 급증했다.

도매가격이 오르자 소비자 가격도 뒤따라 들썩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마른김(중품) 10장 소매가격은 1191원으로 최근 5년 평균(914원) 대비 30% 넘게 뛰었다. 지난해 동기간(1005원)과 비교해도 18.5% 증가했다.

이처럼 김 수출 증가로 국내 김 가격이 뛰면서 해양수산부는 올해 7월부터 2700㏊(헥타르·1㏊는 1만㎡) 규모의 양식장을 신규로 개발한다. 이는 축구장(0.714㏊) 넓이의 3800배에 육박한다. 이를 통해 생산량을 3% 정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해수부는 김 수출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안정적으로 내수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김 수급 안정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침에도 단시간에 생산량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김은 대부분 전남 지역에서 양식되는데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주로 생산된다. 김이 생장하기 좋은 온도는 10도 미만이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며 양식 기간이 줄어드는 추세다. 김을 주로 생산하는 국가는 한국, 중국, 일본뿐이라 해외 수요가 분산될 여지도 적다.

전남도는 김 생산량 확대를 위해 정부에 5만9000㏊인 도내 김 양식장 면허를 6만5000㏊로 약 6000㏊ 확대하는 방안을 건의했지만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해수부가 올해 7월부터 2700㏊를 신규로 개발하기로 했지만 전남도가 요구하는 면적에 비해 크게 모자라고, 이마저도 전남에 어느정도 배정될지 미확정인 상황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의 신규 양식장 개발 계획에 전남이 어느정도 포함돼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다만, 전남도는 그동안 김 수요에 대비해 김 양식장 면허를 6000㏊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 K-푸드 핵심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