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안전부가 경찰 견제 명분으로 행안부 내에 이른바 ‘경찰국’으로 불리는 경찰업무조직 신설을 강행키로 하면서 정치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21일 행안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발표한 경찰 통제 ‘권고안’을 정부 안으로 수용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정부가 공식화한 것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를 둘러싼 그간의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등 경찰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지원조직 신설 등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면서 “다음 달 15일까지 최종안을 마련해 발표하고 관련 규정 제·개정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민의 반대나 위법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경찰을 행안부 치하에 두고 직접 통제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어렵사리 돌려놓은 민중의 지팡이를 검찰공화국 완성을 위한 ‘권력의 몽둥이’로 부활시키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경찰 출신 황운하 의원도 “경찰국이 현실화하면 전국 경찰관들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는 명백한 법률 위반으로 탄핵 사유”라고 지적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를 둘러싼 그간의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등 경찰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자문위의 권고안에 이은 행안부 장관의 경찰국 신설계획 발표는 속칭 ‘짜고 치는 고스톱’의 다름 아니다. 경찰국 신설에는 다분히 현 정권이 경찰을 통제하려는 목적이 훤하게 내비친다. 과거 경찰이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로 있을 때 얼마나 정치적 입김에 의해 움직였던가. 1987년 치안본부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우리는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오욕을 역사를 딛고 새롭게 태어난 것인 경찰청 독립인데, 정부가 다시 독재의 기억인 경찰국을 설치한다면 경찰의 독립성을 후퇴시키는 것이다.

수사권을 가진 경찰 견제가 목적이라면 다른 방안을 찾아볼 일이지, 과거 독재시대 조직을 부활시켜서야 되겠는가. 윤석열 정부는 경찰청 독립을 파괴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