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총보성지회·시가흐르는행복학교가 공동제작 기획한 창작음악극 ‘부용산’이 오는 23일 오후 4시 보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이번 ‘부용산’(연출 현대철·극 김경주)은 한국현대사의 비극인 여순사건을 배경으로 벌교에서 살아가는 민중들의 삶을 서정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부용산’은 벌교 출신 박기동 시인이 스물셋에 요절한 여동생을 부용산에 묻고 그 슬픔을 글로 표현한 시다. 이를 목포 항도여중(현 목포여고) 음악교사로 근무하던 안성현이 곡을 붙여 노래로 탄생했지만, 한국전쟁 이후 빨치산이 이 노래를 즐겨 불렀다 하여 시대의 금지곡이 된 작품이다.

한때 ‘부용산’은 운동권의 노래로 알려지면서 지난 군사정권에 금지곡으로 지정하는 등 부정적 의미의 노래로 알려졌다. 그러다 민주화 이후 가수 이동원, 안치환, 한영애 등이 부르며 알려져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한국예총보성지회장 이창수 시인은 “한국판 레미제라블을 꿈꾸는 음악극 ‘부용산’은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가 몸으로 겪었던 해방 후 지난한 삶을 살아가는 보성벌교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누구도 말하기 어려워하는 여순사건 전후 이데올로기로 인한 갈등과 고통 속에 살아가던 민중들의 삶과 사랑을 담담하게 그리고자 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연출은 현대철씨가, 극은 김경주 시인이, 작시는 이창수 시인이 각각 맡았다. 음악감독은 이지영, 미술감독은 큐레이터 강유선씨가 참여한다. 보성군민은 무료이고, 일반은 1만원이다. 문의 010-2297-63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