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유일한 어린이야구장인 ‘본량 리틀야구장’이 노후화가 심각해 어린이들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한다.

본보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해본 결과 어린이 야구장엔 안전 펜스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고, 설치된 안전그물은 낡고 삭아서 안전장치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기록실 역할을 하는 컨테이너의 유리창은 곳곳이 깨진 채 방치돼 있다. 구멍 난 유리창은 임시방편으로 종이 박스를 대고 테이프로 붙여놓고 있다.

전광판은 수동이어서 사용에 불편했으며, 전광판 앞에 안전그물이 설치돼 있지 않아 기록 과정에 타구에 맞을 가능성도 높았다.

폐교된 광산본량중학교 자리인 이 야구장은 광주시교육청이 폐교재산의 활용 촉진을 위해 2000년부터 이 학교 운동장을 공공체육시설로 광주야구협회에 일정액의 임대료를 받고 대여하고 있다.

시 교육청은 또 전국 소년체전에 나갈 초등부 예선전도 야구협회에 위탁했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는 1년에 5개 초등학교 대회와 전국 소년 체전 예선대회, 박찬호 초교야구대회 예선전 등이 치러지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시설이 허술한데도 관계기관인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야구협회는 서로 관리주체가 아니라며 보수할 생각을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야구장 안전시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5000~6000만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설 개보수와 관련, 시 교육청은 토지를 대부만 했을 뿐 시설 설치에 관여한 적이 없기 때문에 관리주체는 야구협회라고 떠밀고 있고, 야구협회는 야구장 소유주가 시교육청인 만큼 소유주가 시설을 개보수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당초 이 폐교는 야구장 전용구장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었으나, 사용하다 보니 광주지역의 유일한 어린이 전용구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어차피 광주에 하나쯤 어린이야구장이 있다면 좋을 터, 시교육청은 이곳 폐교를 어린이 전용야구장으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부터 계획을 세운다면 내년 예산에 전용구장 시설비를 확보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시교육청과 야구협회가 긍정적인 마인드로 합심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