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몇 개의 황금장갑을 차지할 지 관심이다.

KIA는 올 시즌 87승 1무 56패로 정규시즌 우승한 뒤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를 치른 결과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왕좌에 오르며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통합 우승 프리미엄과 개인 성적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KIA의 주축 선수들은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다수 올렸다.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주인은 KIA 내부에서 경쟁하는 구도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그 주인공이다.

양현종은 올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올 시즌 31경기에 출전해 20승 6패 3.4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다승왕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전 1-0 완봉승과 함께 마지막 5차전 9회말에 등판해 팀을 위기에서 구하는 세이브를 기록했고,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동시에 들어 올렸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그는 지난 5일에는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이 직접 뽑은 ‘올해의 선수’로 뽑혔고, 6일에는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7일에는 은퇴선수협회가 뽑은 ‘최고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8일에는 카스포인트 어워즈 대상을 수상하는 등 겨울 시상식을 휩쓸고 있다.

만약 양현종이 한국시리즈 MVP와 정규시즌 MVP에 이어 황금장갑까지 품는다면 한 시즌 ‘트리플크라운’을 역대 최초로 달성하는 선수가 된다.

양현종의 골든글러브 수상의 최대 라이벌은 팀 동료 헥터다.

헥터는 올 시즌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30경기에 나서 201.2이닝(1위)을 소화했다. 20승 5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하며 다승왕과 승률왕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승운이 따르지 않아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성적으로 볼 때 양현종과 골든글러브를 놓고 경합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야에서는 유격수 김선빈과 2루수 안치홍의 수상이 유력하다.

김선빈은 0.370의 타율에 출루율 0.420, 5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9번 타선에 주로 섰기 때문에 타석 수가 부족하지만 타격왕에 올랐다. 이종범 이후 명맥이 끊겼던 유격수 타격왕이기도 하다.

김선빈은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놓고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과 2파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넥센의 4번 타자 자리를 차지한 김하성은 차세대 유격수 거포다. 올 시즌 23홈런 114타점 맹활약한 그는 타율 또한 0.302로 나쁘지 않았다.

김선빈은 정확도, 김하성은 장타력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우승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어 김선빈의 수상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루수 안치홍도 NC 다이노스의 박민우와 2파전 양상이다.

안치홍은 올 시즌 KIA가 우승하는 데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 6번 타순에서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것. 그는 올 시즌 타율 0.316 21홈런 93타점을 올리며 2루수 황금장갑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했다.

박민우는 0.363의 타율로 타격 3위를 기록했다. 출루율도 0.441로 2위를 달성해 NC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안치홍도 통합 우승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을 가능성이 높다.

KIA 선수로 3루수 황금장갑 후보에 오른 이범호는 아쉽게도 경쟁자 최정(SK 와이번스)을 넘어서기에 부족해 보인다. 홈런왕 최정의 올 시즌 활약상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외야수 부문 후보에는 22명이 올라 3개의 황금장갑을 놓고 경합한다.

KIA 선수로는 최형우와 로저 버나디나, 이명기가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최형우와 버나디나의 수상이 유력하다.

최형우는 출루율 0.450으로 1위를 차지했고, 120타점으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장타율(0.576)과 타율(0.342) 또한 5위와 6위로 고른 활약을 펼쳐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버나디나는 올 시즌 118번 홈 베이스을 밟아 득점 1위를 차지했다. 또 도루 2위(32개), 안타 5위(178개)에 올랐다. 20홈런 20도루를 성공하는 등 준수한 성적으로 수상 확률이 높다.

이들의 경쟁자로는 손아섭(롯데 자이언츠)과 김재환(두산 베어스)이 있다. 올 시즌 20홈런 20도루를 달성한 손아섭은 193안타로 리그 최다 안타를 때렸다.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재환 또한 홈런 35개로 공동 3위, 185개의 안타로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타격의 힘과 정확도를 모두 갖춰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명타자 부문에 이름을 올린 나지완은 LG 트윈스의 박용택과 2파전을 치른다.

나지완은 올 시즌 0.301의 타율로 27홈런 94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에만 집중하는 지명타자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반면 라이벌 박용택은 올 시즌 타율 0.344 14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나지완이 힘을 과시했다면 박용택은 정교함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때문에 박빙의 대결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수 부문에 이름을 올린 김민식의 수상은 어려워 보인다. 두산의 양의지, 롯데의 강민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다.

김민식은 포수 후보로 이름을 올린 선수 가운데 도루 저지율이 0.378로 가장 높지만, 타격에서 0.222의 타율로 가장 뒤처진다. 또 수비율도 0.990으로 김태군과 함께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우승 프리미엄이 적용된다고 해도 강민호와 양의지를 넘어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투표는 지난 8일 마감됐다. 이제 오는 13일 황금장갑의 주인이 결정될 시상식만을 남겨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