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수사 책임론’ 경찰 국수본까지 번졌다
검찰·특수단, 압수수색…지휘 라인 의혹 등 전반 정조준
전 광산서 형사과장 "국수본이 병합수사 막았다" 주장
입력 : 2026. 07. 21(화) 19:01
본문 음성 듣기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이었던 A경정이 21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현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23) 사건을 둘러싼 부실수사와 경찰 유착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국가수사본부를 압수수색하며 사건 처리 과정과 수사 지휘 체계 전반을 정조준하고 있다.

21일 광주지검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각각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증거인멸 방조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 확보에 나섰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보고·지휘 체계가 적절하게 작동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압수수색의 핵심은 장윤기의 외국인 여성 성범죄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경찰이 왜 분리 수사했는지 여부다. 이는 일선 경찰관들의 개별 과실 여부를 넘어 경찰 조직의 수사 지휘 체계와 책임 소재를 밝히는 단계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께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당시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이었던 A경정 측은 “국수본이 두 사건의 병합 수사를 세 차례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형사과에서는 장윤기의 베트남 여성 성범죄 목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베트남 여성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함께 수사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수본과 직접 소통한 것은 아니지만, 광주경찰청 강력계를 통해 병합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를 전달받았다”며 “병합 수사가 이뤄졌다면 성범죄 목적 여부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내용이 담긴 사실 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항변했다.

A경정 측은 국수본이 ‘사건을 병합하지 말라’는 이유에 대해서는 전해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변호인은 병합 요청이 이뤄진 시점에 대해서는 “5월 6일 전후부터 10일 사이였고, 7일 베트남 여성 참고인 조사 이후에도 재차 요청했다고 첨언했다.

A경정 측은 경찰이 단순 살인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변호인은 “장윤기 송치 당시 정식 보고서를 통해 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 가능성을 추가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를 남겼다”며 “강간 등 살인을 적용하지 말도록 지시한 것이 아니라 구속 기간(10일) 내 직접 증거 확보가 어려워 우선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선 수사 경찰관들의 증언까지 나오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장윤기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일부 경찰관들은 “중요 사건의 경우 광산경찰서가 주요 진행 상황을 국수본에 보고하고 지침을 받아 처리 방향을 결정했다”며 “단순 살인 혐의를 적용한 과정에도 국수본 의견이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사팀 내부에서는 강간 등 살인 혐의 적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국수본 판단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했다는 것이다.

이번 검·경 합동 압수수색 등을 통해 범죄 용의점이 확인될 경우 경찰 초동 대응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은 물론, 국수본 지휘 체계에 대한 책임론까지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A경정 측은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A경정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결정될 예정이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사건/사고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