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데뷔 첫 홈런’ KIA 위즈덤 "압박감 많았다"
키움히어로즈전서 4회말 쐐기 투런포 폭발
멀티히트·수비 등 활약…"이제 달라질 것"
멀티히트·수비 등 활약…"이제 달라질 것"
입력 : 2025. 03. 26(수) 18:46

위즈덤은 지난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KIA타이거즈의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침묵을 깨고 도약의 신호탄을 쐈다.
위즈덤은 지난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KIA의 11-6 승리에 힘을 보탰다.
‘MLB 88홈런’ 거포로 주목받았던 위즈덤은 올해 KIA로 합류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7경기 18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타율 0.222 OPS 0.777로 아쉬운 성적표를 작성했다. 이어 지난 22~23일 열린 NC다이노스와의 KBO정규리그 개막 2연전에서는 단 하나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했고, 볼넷 3개만을 골랐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던 위즈덤은 25일 경기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KIA는 이날 김도영의 부상 공백으로 타순을 조정, 위즈덤을 2번 타자로 올렸다. 경기 초반 많은 득점을 뽑아내기 위해 바꿨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설명이다. 또 기존 1루 수비로 출전했던 것과는 다르게 위즈덤을 3루수로 배치했다. 위즈덤이 메이저리그 당시 3루수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에 이해할만했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위즈덤은 1회말 땅볼과 3회말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4회말 회심의 아치를 그렸다. 2사 2루에서 타석에 올라 상대 4구째 144㎞ 직구를 때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폭발시켰다.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KBO리그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것이다. 이 홈런으로 KIA는 7-3까지 앞서나갔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위즈덤은 6회말 뜬공으로 물러난 뒤 7회말 1사 1·3루에서 좌전 안타를 터트리면서 데뷔 첫 멀티히트까지 쏘아 올렸다. 특히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더했다. 5회 상대 푸이그의 강력한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 처리했고, 이주형의 땅볼 역시 정확하게 수비했다. 공·수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친 위즈덤의 활약에 힘입어 KIA는 11-6 승리를 거뒀다.
위즈덤은 이날 경기 후 “그동안 많이 기다렸다. 타이밍이 계속 뒤에서 맞았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그 부분을 고치기 위해서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수비 역시 3루수를 연습한 게 3개월 정도 지났는데, 오늘 상당히 잘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홈런 타구에 대해서는 “상대가 높은 직구를 던진 것 같은데, 배럴 타구를 만들기 상당히 좋은 공이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타구가 멀리 간 것 같다”며 “사실 다른 곳에서 압박을 받는 것보다 스스로 많이 압박감을 느꼈는데, 이제 조금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위즈덤은 이날 활약이 신인 박재현의 조언 덕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다른 것보다도 박재현이 찾아와서 타이밍 좀 잘 맞게 타격하라고 조언해줬다. 그 말을 듣고 눈이 번쩍 떠졌고, 큰 한방을 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응원 역시 큰 몫을 차지했다. 위즈덤은 “KIA 팬들의 응원이 진짜 열정적이다. 그 열기가 플레이하는 데 있어서 한 층 더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언급했다.
도약의 시작을 알린 위즈덤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위즈덤은 “KBO리그 투수들은 정말 많은 구종을 던지고, 상당히 흥미롭다. 그런 부분을 깨닫고 멀리 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며 “이제 부담감을 느낄 건 다 느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