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본량초, 작은 학교 불씨 살렸다
특화교육·원탁토론…교육공동체 신입생 유치 활동
작년 2명→올해 4명…이달 활동사례집 발간 계획도
입력 : 2025. 03. 03(월) 16:12
지난해 본량초 학생들이 본량마을 지역사회공동체 협조를 얻어 학교 옆 논에서 손모심기 체험을 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 위기에 내몰렸던 광주 본량초등학교가 교육공동체의 노력으로 회생의 불씨를 되살렸다.

광주 광산구 남산동에 있는 본량초는 농촌 소규모 학교다. 인근 거주민의 대다수가 노년층이다보니 해마다 신입생이 줄면서 학생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진 지 오래다. 그나마 2022년에는 6명의 신입생을 받았지만, 2023년 4명, 지난해 2명으로 줄었다.

2025학년도는 더 심각한 상황이 우려됐다. 초등학교 입학 대상자가 되는 학구 거주 학생이 1명, 병설유치원 입학 예정자는 0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러다가는 90여 년의 전통을 가진 학교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댔다. 지역 교육공동체는 학교를 되살리는데 힘을 모으기로 하고 지난 1년간 ‘농촌 작은학교 살리기’를 주제로 신입생 유치에 적극 나섰다.

본량초는 ‘스스로, 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학교 특색을 살린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시교육청 주관으로 개최된 ‘2024년 광주학교자치 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본량 교육공동체 원탁토론회’ 개최, 손 모심기 벼농사 체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본량교육공동체 축제한마당’, ‘사랑의 김장 나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특히 학부모를 상대로 광산구 거주민이라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는 ‘농촌 자율학교’의 특성과 교내 텃밭 가꾸기, 주변 농촌 체험, 1인1악기 프로그램 등 다양한 특화 교육과정을 적극 홍보했다.

눈물 겨운 노력 덕분에 올해 본량초와 병설유치원은 각각 4명, 5명의 신입생을 유치하고 4일 본교 강당에서 신입생, 학부모, 재학생, 교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5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을 개최한다.

본량초는 조만간 지난 1년간 작은 학교 살리기 실천 사례를 담은 ‘2024 본량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발간하는 등 학교 살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전하나 신입생 학부모는 “본량초가 집에서 거리는 멀지만, 학교 환경이 아름답고 교육과정, 교직원 열정 등이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아서 입학을 결정했다”며 “더 많은 아이들이 본량초에서 꿈과 희망을 키웠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우 교장은 “학부모, 지역사회, 인근 학교와 꾸준히 소통하며 학교 경쟁력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본량초만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개발해 아이들이 행복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joinus@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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