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성숙한 시민의식, 모범사례 되길
임영진 사회교육부 차장
입력 : 2025. 02. 25(화) 18:58
[취재수첩] 최근 광주에서 가장 핫한 곳은 5·18민주화운동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동구 금남로 일원이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로 ‘집회의 성지’가 된 금남로는 올해 2월8일 광주에서 처음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이후 ‘이념의 격전지’가 됐다.

특히 보수성향 개신교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15일 진행한 윤 대통령 탄핵 반대·석방 촉구 기도회에 주최 측 추산 1만명 이상이 참여, 역대 광주에서 진행된 보수성향 집회 중 가장 많은 기록을 세웠다.

집회는 개신교 예배 형식으로 진행됐으나, 사실상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와 야당에 대한 규탄이 주된 내용이었다.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광주비상행동’도 같은 날 5·18민주광장 일원에서 맞불집회를 열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경찰 20여개 중대가 배치되는 등 안전 문제가 제기됐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이 이런 우려를 깨끗하게 지워냈다.

이날 집회를 축제의 장으로 만든 광주비상행동은 성명을 통해 “돌아가기 전 따뜻하고 맛있는 남도의 음식도 맛보길 바란다. 다음에는 여행자로서 다시 방문해 광주공동체의 따뜻한 품을 느껴보시라”며 의연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보수단체들이 광주에서 집회를 강행하는 속내는 뻔하다. 분란을 만들어 이슈를 만들고, 정치적인 이득을 얻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숙한 광주시민들은 극우 세력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았다.

과거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피를 흘리고 희생했던 광주정신이 이념 갈등에 흔들리지 않고, 의연한 자세로 대처하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성숙한 광주 시민의식이 정치·이념적으로 다른 집회 시위를 대처하는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 전국에 퍼지길 기대한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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