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지방의회 국외 출장 실태점검’ 자료가 당사자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실태 점검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않고 추측만으로 결과를 도출해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을 지방의회에서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243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지난 2022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최근 3년간 지방의회가 주관한 의원의 국외 출장 실태를 전수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점검 결과 243개 지방의회는 최근 3년간 915건의 출장을 가면서 약 355억원의 예산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지자체 예산으로 지방의회 의원이 동행한 출장까지 포함하면 1400건의 출장으로 약 400억원이 지출됐다.

하지만 지방의회 국외 출장 상당수가 관련 규정을 위반하고, 관광 목적의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부족한 비용을 여행사 대표 강연비, 섭외비 등으로 예산을 지출하는 등 편법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항공권을 위·변조해 실제 항공료보다 많은 금액을 지출한 사례도 확인됐다.

광주시의회는 8건의 출장 중 2건에서 항공권을 실제 경비보다 300만원 가량 과다 지급했고, 광산구의회 3건(1000만원), 동구의회 2건(400여만원)도 과다 지급한 사례로 적발됐다.

서구의회도 2건에서 1600만원을 과다 지급하고, 직원 여비 40만원을 대납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일부 의회는 권익위의 조사 결과가 사실과 달라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국외 출장 시 항공권 발권을 여행사에 위탁해 운영한 점, 항공권을 위·변조할 수 없다는 점, 출장 심사위원이 외부 인사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또 권익위의 조사가 해당 의회 등이 제출한 서류로만 이뤄졌고, 사실관계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채 일방적인 주장만을 결과로 내놓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실제 권익위는 지난 6월10일, 10월7일 2차례에 걸쳐 의원들의 공무국외연수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서구의회는 지난해와 올 상반기까지 의원들의 공무국외연수 계획서, 지출 내역·영수증, 여행사와 개인의 통장 이체 내역 등 자료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여행사로 보낸 개인 통장 이체 내역과 의원들의 필요에 의해 발생한 자부담에 대한 것을 사실관계 확인 없이 대납했다고 자체 판단해 결과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지방의회 한 관계자는 “권익위에서 자료를 검토해 의문이 발생한 부분은 해당 의회에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된 채 자의적 판단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마치 의회가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프레임을 씌우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광주시의회도 “국외 출장 시 항공권을 조작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