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임기가 불과 30여일을 남겨두지 않았는데도 새로운 관장 선발을 위한 공모 안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미술계에 현 관장이 연임하냐, 아니면 공석 상태로 끌고 가는 것 아니냐 등 설왕설래했다.
여기다 미술계에서는 새로운 관장 선임과 관련해 아우트라인이 공식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광주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미술계 관계자는 관장이 교체로 가닥을 잡은 만큼 새로운 미술관장은 현시대 트렌드를 따라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을 잊지 않았다.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고 문화공간을 표방하며 국내 공립미술관 최초로 1992년 문을 연 광주시립미술관은 올해 32년째에 이르고 있다. 광주미술의 거점 역할을 수행해 오면서 광주미술계에 없어서는 안될 공공 기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1995년 광주비엔날레 창설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2007년 중외공원 안에 본관 신축 개관을 시작으로 2008년 상록전시관 개관, 2009년 중국북경창작센터 개관, 2012년 서울 사간동에 갤러리 GMA, 2016년 광주시립사진전시관, G&J광주전남갤러리, 청년예술인지원센터, 2022년에는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을 개관하는 등 지역미술 문화 발전에 기여해 왔고, 중심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광주시립미술관의 역대 관장은 남성 관장들이 모두 맡아왔다. 여성 관장이 전무했던 것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초대 강병화 관장(1992.08.01~1993.04.11)을 시작으로 제2대 차종갑 관장(1993.04.12.~1996.03.30) 제3대 강연균 관장(1996.04.04~1998.04.03), 제4대 최영훈 관장(1998.07.16~1999.12.11), 제5대 오건탁 관장(2000.02.03~2002.08.02), 제6대 이태길 관장(2002.10.08~2004.10.07), 제7대 오건탁 관장(2004.10.27~2006.10.26), 제8대 박지택 관장(2006.11.13~2011.02.12), 제9대 황영성 관장(2011.03.17∼2014.08.29), 제10대 조진호 관장(2014.10.31∼2018.07.01), 제11대 전승보 관장(2018.09.17∼2022.09.16), 제12대 김준기 관장(2023.01.20∼2024.01.19) 등이 맡아왔다. 32년 동안 광주시립미술관장 자리는 금녀의 집 같은 곳이 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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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야경 |
특히 제1대부터 12대 관장까지 모두 남성이 맡아왔으나 최근 미술계는 전국적으로 여성 파워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광주시립미술관도 차기 관장이 여성이 될 수 있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웬만한 국내 대표 미술관들의 관장은 여성이 모두 도맡아 수행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위시로 서울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등 내로라하는 미술관의 관장 모두 여성들이 수장을 맡고 있어서다. 이처럼 여성 관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데는 남성 중심의 미술관장 시대가 끝나고, 여성 관장 시대가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향후 선임될 차기 광주시립미술관 관장이 여성 미술계 인사가 선임돼 전국 트렌드에 따를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시립미술관 관장 공모 접수는 오는 31일부터 2025년 1월 7일까지이며, 1차 시험(서류전형)은 1월 14일이고, 2차 시험(서류심사 + 면접시험)은 1월 20일로 예정돼 있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관없이 적임자가 관장이 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남성 관장들이 모두 잘못했다는 의미가 아닌 만큼 성별보다는 정치인 출신이나 선거캠프 인사 등이 낙하산 식으로 선임돼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면서 “지금이야말로 광주시립미술관이 서른 성년이 넘어선 만큼 새로운 미술관 발전의 모멘텀을 만들어가는 한편, 지역미술계를 아우를 수 있는 인사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