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5선·강원 강릉)이 12일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당 소속 의원 108명 중 106명이 참여한 열린 원내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이 72표를 득표해 34표를 얻은 김태호 의원(4선·경남 양산을)을 누르고 당선됐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입문과 대선 승리를 돕고 정권 출범 직후 첫 원내대표를 맡았지만 윤 5개월 만에 사퇴했다.

이번 새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선출되는 여당 원내 사령탑인 데다 추후 예상되는 비상 정국에서도 당의 중심이 될 수 있어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권 원내대표는 당선 후 정견 발표에서 “지금 여당의 원내대표 자리가 독이 든 성배임을 잘 알고 있다”며 “중진 의원으로서 당의 위기를 외면하지 말라는 요청 앞에서 몸을 사리며 비겁해지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하루 견디기 힘든 당의 위기가 일단락되면 저는 당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미련 없이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맞다. 저는 친윤이다”라면서도 “대통령 선거기간부터 정권 교체 이후에도 저는 물 밑에서 대통령께 쓴소리를 가장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우리 앞에는 상상하지도 못할 어려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며 “지난 원내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의원님 여러분들의 지혜를 모아서 이 험한 길을 반드시 뚫어내겠다”고 말했다.

당장 이틀 뒤인 14일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2차 탄핵안이 표결이 부쳐진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 당론을 일찌감치 채택했지만, 이날 한동훈 대표가 탄핵 찬성으로 급선회했고 당내 이탈표가 속출하면서 가결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날 원내대표 선출에 앞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로 당 안팎이 술렁였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를 회고하며 “탄핵보다 무서운 것이 분열”이라며 “그 분열을 막기 위해 저는 이 자리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당시 법제사법위원장이었던 그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검사 역할인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으며, ‘탄핵 찬성파’들과 함께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가 지난 2017년 대선 이후 복당했다.

권 원내대표는 “한 대표는 63%의 당원 지지를 받아서 당선된 민주적 정통성을 확보한 대표다. 주요 현안마다 한 대표와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은 당론이 탄핵 부결이다. 이를 변경하려면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의총을 열어 그 부분에 대해 당론 변경을 할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총의를 모아보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 제명·출당을 논의하기 위해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한 데 대해 “윤리위 소집을 해서 제명하는 것보다는, 그런 의사를 용산 대통령실에 전달하면 대통령께서 알아서 거취 문제를 판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