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이틀 앞둔 12일 탄핵 찬성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대거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더구나 이날 담화를 통해 ‘질서 있는 퇴진’보다는 탄핵국면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면서 이런 흐름은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은 탄핵으로 대통령의 직무 집행 정지를 시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당론으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 초기에는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윤 대통령이 계엄 당시 주요 정치인에 대한 체포를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탄핵안 첫 표결 전날 탄핵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표결 당일인 지난 7일 윤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히자 한 대표는 탄핵 대신 ‘질서 있는 퇴진’으로 물러서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일부 친한(친한동훈)계와 중립 성향 의원들은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진종오 의원은 “저는 국민에 반하는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사실상 윤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지아 의원도 “대통령 거취는 국민이 선택한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의원은 “우리 선택이 국민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빠르게 인정하고 신속하게 교정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길이라 믿는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앞서 친한계 조경태 의원과 비윤(비윤석열) 성향의 김재섭·김상욱 의원이 찬성 입장을 밝혔고, 1차 표결 참여한 안철수·김예지 의원은 찬성 투표한 바 있다.

진 의원과 한 의원까지 포함하면 7명이 사실상 찬성 입장을 밝힌 것으로, 1명만 더 추가되면 야당이 발의할 2차 탄핵안은 오는 14일 본회의 표결에서 가결될 수 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지난 ‘12·3 비상계엄’ 결정을 정당화하는 입장을 밝혀 탄핵 찬성 기류가 더 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담화를 통해 당의 ‘내년 2∼3월 퇴진’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탄핵하든 수사하든 담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20여 명 규모로 알려진 친한·비윤계 의원은 물론 친윤(친윤석열)계에서도 찬성표가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 만으로도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그 결정은 당론으로 해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입장을 밝혔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탄핵 찬·반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국민의힘 전 의원은 탄핵 표결에 참여해 육참골단의 심정으로 탄핵 절차를 밟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1차 탄핵안 표결에 집단 불참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됐던 탄핵안은 오는 14일 예정된 2차 표결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탄핵 찬반을 떠나 표결 자체에 참여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의원이 늘고 있고, 각 지역구마다 2차 표결에는 꼭 참여하라는 여론의 압박을 받고 있어서다.

이날 문화일보는 내란 상설 특별검사 가동을 위한 수사요구안 표결에서 찬성(22명)·기권(14명)한 국민의힘 의원 36명을 중심으로 2차 탄핵소추안 참여 의사를 물은 결과,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의원이 최소 2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공개적으로 또는 주변에 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은 권영진·김대식 의원 등 9명이다. 4명은 익명을 요청하며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투표에 참여하지만 찬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이들 13명 의원 대다수는 기존 탄핵 반대 당론 변경 여부에 따라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