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4일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군·경찰과 대치하던 시민들이 환호했다.

이날 오전 1시 1분께 결의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손뼉을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일부 시민은 부부젤라를 불기도 했다.

시민들은 폐쇄된 국회 정문을 향해 “문 열어”, “당장 나와” 등을 외쳤다.

국회 3문 앞에 모인 시민들은 “헌법에 따른 해제 무시하냐”며 군인들을 향해 “문 열어라”고 연이어 외쳤다.

2문 앞에서도 시민들이 “가결” “계엄은 불법화됐다”며 환호했다. 뒤이어 “탄핵” “내란죄다” “윤석열을 탄핵하자”는 산발적 외침이 들렸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직후 “국회의 의결에 따라 대통령은 즉시 비상계엄령을 해제해야 한다”며 “국회 경내에 있는 군경은 국회 바깥으로 나가달라”고 밝혔다.

계엄군은 1시 30분께 국회5·6문을 통해 철수를 시작했다. 시민들이 길을 터주면서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부 시민은 애국가를 불렀다.

군은 걸어서 국회 인근 한강 둔치 주차장으로 이동해 군용 버스에 탑승했다. 오전 3시 기준 군용 차량 5대가 주차장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군이 다시 국회에 진입할 수 있다는 지라시 등이 퍼지면서 운집한 시민들도 이른 새벽까지 국회를 떠나지 않았다.

국회 경비대와 영등포 경찰서 직원들이 담장을 따라 배치돼 시민들의 국회 출입 시도를 차단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3일 밤 여의도 국회의사당 위에 헬기들이 떠 있다.(연합)

앞서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는 출입문이 폐쇄됐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는 오후 11시 30분께 국회 경비대와 영등포경찰서 직원들이 담장을 따라 배치됐다.

계엄령 발표 직후 시민 100여명이 국회 앞에 모였지만 국회의원과 국회 사무처 직원, 국회의원 보좌진, 국회 출입 기자만 신원을 확인한 뒤 1, 2번 게이트로 출입했다.

비상계엄 직후에 배치된 경찰이 출입을 막으면서 국회 앞에서는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