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에 설치된 공공시설물과 택시승강장을 알리는 안내표지판이 장기간 방치돼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광주시, 북구 등에 따르면 ‘신안동 동양현상소 앞’이라고 적힌 안내표지판에는 현 위치를 기준으로 대원시장, 임동소방파출소, 일신방직, 광주역 등의 위치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안내판에 적힌 대원시장은 상권 위축·약화로 2020년 제5회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시장 폐지가 결정됐다.
1998년 11월16일부터 2007년 1월1일까지 운영된 임동소방파출소는 17년이 지났지만 표지판에 그대로 적혀져 있었다.
1980년 3000여명의 근로자가 출·퇴근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일신방직은 지난 2021년에 가동을 멈췄다. 현재 해당구역은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북광주전화국 명칭도 KT북광주지사로 바뀐 지 오래다.
심지어 표지판의 로고는 주황색 바탕인 광주광역시의 기본 심벌이 아닌 1986년부터 1994년까지 행정 명칭인 광주직할시 로고가 새겨진 상태다.
주변 지역 안내도 역시 1990년대 초반을 기준으로 제작돼 명칭 등이 과거에 멈춰 있었다.
김모씨(35·신안동)는 “30여 년 전 직할시 로고가 새겨진 안내표지판이 그대로 있는 게 황당하다”며 “이 곳을 지날 때마다 헛웃음이 나온다. 안내판을 철거하든지 새로운 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주민들은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인 광주시와 북구는 서로 관리·감독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광주시는 안내판이 북구에 설치돼 있다는 이유로 해당 자치구에 책임을 돌렸고, 북구는 ‘광주시 로고가 담긴 이정표인 만큼 시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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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북구 신안동의 한 인도에 있는 빛바랜 택시승강장 주변에는 잡초가 무성히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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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동구 대인시장 인근에 자리한 택시승강장의 안내 문구가 빛이 바래 지워졌다. |
인근 택시승강장 표지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신안동이라 적힌 택시승강장 표지판은 하얗게 빛바랜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주변은 잡초로 무성했다.
동구 중앙로 197 인근에 설치된 택시승차대에도 이미 사라진 ‘현대예식장 앞’ 문구가 그대로 적혀 있다. 동구 대인사장 인근에 자리한 택시승강장도 안내 문구가 모두 지워져 있었다.
이처럼 광주 주요 지역을 알리는 이정표가 수십 년 동안 방치되고 있는 것은 행정당국이 제대로 된 관리와 점검을 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쏟아지자 광주시는 뒤늦게 대안을 내놨다.
81개 택시승강장(유개승강장 20개·무개승강장 61개)의 민간위탁 계약이 올해 12월31일 만료되는 만큼 내년부터는 직접 관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에서 직접 내년 예산을 편성해 택시승강장 일제조사를 실시, 불필요하거나 정비가 필요한 곳을 파악하겠다”며 “시민에게 쾌적한 교통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