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광주·전남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18명의 당선인들의 정치력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답보상태를 보이는 군 공항 이전 사업을 비롯해 전남 동·서부권 간 유치 갈등을 빚는 전남권 단일 국립 의과대학 설립까지 지역 곳곳에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어서다.

지역민들은 광주·전남의 미래를 담보할 현안 해결을 위해 18명의 당선인들이 지방·중앙 정치에서 큰 역량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7일 광주시와 전남도,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당선인들의 최우선 과제는 민선 8기 광주시, 전남도의 현안 사업과 맥을 같이 한다.

현재 광주·전남지역 최대 현안은 광주 민간·군 공항 이전이다.

‘광주 군 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 제정 이후 공항 이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전부지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서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이전 문제 해법 모색을 위해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산 무안군수의 3자 회동 필요성이 제기 되고 있지만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일부 무안군민들로 인해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강 시장이 지난달 24일 무안에서 열린 광주 민간·군 공항 소음대책 토론회에서 “무안이 군공항 이전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과감히 다른 길로 갈 것”이라며 ‘플랜B’ 실현 가능성을 제기한 점도 이전 문제의 또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지역민들은 총선이 끝난 만큼 총선 정국에 밀려 한동안 소강상태에 빠졌던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가 시장, 도지사, 무안 군수 등 3자 회동을 통해 재논의 되고 이 과정에서 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정치력을 발휘해 해법을 모색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광주지역 현안사업 가운데 미래차 전진기지 완성, 첨단패키징 반도체 특화·실증단지 조성, 서남권 최대 광주역 창업밸리 조성, 광주선 지하화·상부개발 국가종합계획 반영, 달빛철도 조기 건설,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무등산 방공포대 이전, 영산강·황룡강 100리길 조성 등도 국비 마련을 비롯해 국회의 협조가 절실해 지역 당선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전남도민들의 30년 숙원인 전남권 국립 의과대학 추진 사업도 김영록 전남지사와 전남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해결해야 할 난제다.

전남은 의과대학 설립이 정부 방침으로 세워졌지만 유치대학을 놓고 순천과 목포가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어 당선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제20차 민생토론회에서 ”(의대 설립을) 어느 대학에 할 지 정해주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혀 30년 묵은 현안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김영록 지사도 “전남 의대는 (목포대와 순천대를 아우르는) 통합 국립 의대로 신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지만 최근 “공모 방식으로 단일 의대를 선정하겠다”고 선회해 순천과 목포지역이 갈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지역 당선인과 김 지사 그리고 해당 시장 등이 지속적으로 만나 동·서부권 극단으로 치닫는 의대 유치 갈등을 풀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주~영암 초고속도로(아우토반) 조기 건설도 당선인들의 역량 결집에 따라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다.

광주~영암아우토반은 국내에는 도입된 적이 없는 신개념 고속교통망으로 2조6000억원이 투입되며, 개통 이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 활용, 목포·무안트램, 관광객 증가 등 서남권의 비약적 발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전남도가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치켜든 광양항 자동화 항만 구축과 고흥 우주발사체산업, 첨단바이오산업 글로벌 거점 조성, 농축산업 첨단화, 글로벌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구축 등도 지역 당선인들이 주도적으로 신속한 추진을 도와야 한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지역 당선인 상당수가 초선이어서 지역 현안이 제대로 당과 국회·정부에 전달될 수 있을 지 우려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원팀 효과로 기대도 된다”면서 “지역 당선인들이 30일 개원을 앞두고 있는 22대 국회에서 다양한 상임위 활동을 통해 지역 현안 해결에 앞장서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 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국회 상임위원회 배분을 위한 내부 조율에 들어간 상태다. 특기와 희망분야를 감안하고 지역 현안을 고루 챙기기 위해 상임위가 중복되지 않도록 하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일부 상임위원회에는 희망자가 전무해 지역 사회와의 연결고리 역할에 어려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