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수집가 3년째 ‘5·18정신 계승’ 기부 이어가
정서연 대표, 20일 오후 오월어머니집에 송필용 작품
5월18일 태어난 아이와 함께 ‘…5·18 분수 광장’ 1점
전남대와 5·18기념재단에 연이어 518만원 기탁 등
5월18일 태어난 아이와 함께 ‘…5·18 분수 광장’ 1점
전남대와 5·18기념재단에 연이어 518만원 기탁 등
입력 : 2024. 05. 16(목) 19:07

정 대표가 20일 오월어머니집에 기부하기로 한 송필용 작 ‘역사의 샘-5·18 분수 광장’.

정서연 이야기연 대표
주인공은 다큐멘터리 ‘길 위에 김대중’ 광주상영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정서연 대표(이야기연)가 주인공으로, 그는 2013년 5월 18일 태어난 아들 신준호군과 함께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오월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로 5·18 관련 그림을 올해도 잊지 않고 기부를 실천하기로 한 것.
정 대표는 오월 희생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데 상징적 공간인 오월어머니집에 중견 송필용 작가의 푸른 색감의 ‘역사의 샘-5·18 분수 광장’ 1점을 20일 오후 4시 자신의 가족과 송 작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전달하기로 했다.
정 대표가 송 작가의 작품을 기증하기로 한 계기는 2021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광주 문산초 2학년에 다니던 아들 손을 잡고 동구 대인동 김냇과에서 ‘거친 땅 곧은 물줄기’라는 주제로 그해 4월 8일부터 5월 31일까지 열린 송필용 작가의 전시를 관람하면서다.
그간 역사의 무게를 깊이 있는 사색의 시선으로 담아내 온 송 작가의 작품 중 유독 한 작품이 정 대표와 아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역사의 샘-5·18 분수 광장’이 그 작품으로, 민주의 물줄기가 온 세상에 솟아오른 5·18 민중항쟁의 원천이고 상징적인 곳이 5·18광장 분수대인데, 이것을 역사의 분수로 형상화한 것에 큰 감화를 받게 된다. 역사의 분수가 활력있게 역동적으로 솟아오르며, 민주 평화의 에너지로 영원히 희망의 새 역사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정 대표 모자는 함께하는 새로운 시대를 향해 끊임없는 야망을 생성시키는 숭고한 역사의 샘으로 이해했다.

아들 준호군과 함께 한 정서연 대표.
민초들의 숨결같은 붓 터치가 눈에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그가 그려온 땅과 물의 기(氣)는 더욱 응축되고 있고, 더 깊은 심연으로 들어가고 있으며, 시지각으로 확인되는 풍광은 희미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내면의 풍광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는 게 그의 작품에 대한 젊은 비평가의 평이다.
그 평 속에 작가의 작품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는 정 대표의 생각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 점이 5·18의 맥락과 맞아떨어진다고도 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꾸준히 지역 작가들의 작품에 애정과 관심을 가져왔던 컬렉터였기에 아이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할 때는 작품 구매시 늘 아들과 함께 의논을 했는데 아이가 선택한 푸른 색감의 ‘역사의 샘-5·18 분수 광장’과 그 옆에 나란히 전시된 똑같은 명제, 똑같은 크기의 노란 색감의 작품을 구매했다.
애초에는 푸른 색감의 작품만 구매하려 했으나 아들이 노란 물줄기의 작품을 보며 “황금 분수 같아요. 엄마!”라고 말해 결국 두 점 모두 구입하게 됐다는 설명을 잊지 않았다.
2021년 구입, 소장하던 것을 이번에 기부하게 된 셈이다.
이에 앞서 정 대표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에는 남편(신도성) 및 아이와 함께 민주화의 성지 중의 한 곳인 전남대학교에 518만원을 기탁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광주시교육청을 방문해 5·18기념재단 기탁금으로 518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518만원은 아이 통장에 모아놓은 것이다. 처음 기부를 전남대로 선택한 것은 앞서 설명했듯 5·18 태동지였고 부부간 전남대 동문이었기 때문이다.

남편 신도성씨, 아들 준호군과 함께 한 정서연 대표.
정 대표는 전남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11년께부터 문화에 뜻을 두고 작품 매입에 나서 이번 그림의 주인공인 송필용 작가를 비롯해 한희원 작가 등 지역 작가 작품 20여점을 매입해 소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관련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