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공석인 광주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에 노희용 전 광주 동구청장이 내정되면서 시립예술단 감독 선임에도 예술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 행정과 현장 사이 가교 역할을 하는 문화재단의 대표이사와 시민 문화 향유를 책임지는 시립예술단의 예술감독 공석이 길어져 문화계 일각에서는 사업수행 등 차질 우려와 동시에 투명한 인사 선임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노희용 전 동구청장을 5대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에 내정, 오는 4월23일 오전 10시 시의회 5층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인사청문회를 갖는다.

광주문화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달 초 3차 공모를 시작했다. 공모에는 총 6명이 지원, 지난 21일 서류심사 합격자 3명이 면접에 참여했으며, 다음날인 22일 면접심사 합격자 2명이 발표됐다. 시는 임추위로부터 추천받은 후보자들의 적격 여부를 검토, 노 전 동구청장을 낙점했다.

현재 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13일 제4대 황풍년 대표 임기가 만료된지 3개월째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 상태였다.

임추위는 지난해 11월 1차 공모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해 2차 공모에 나섰으나 역시 적격자 없음을 발표했다. 문화재단은 김요성 시 문화정책실장이 직무대행을 맡아 대표이사 없이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업무를 처리해왔다. 이처럼 대표이사 선임이 늦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고위 공무원 출신이나 캠프 관련 인사 등 특정 인물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그동안 수장이 공석이었던 곳은 문화재단 뿐만 아니라 광주예술의전당 내 상주하고 있는 광주시립예술단도 마찬가지다. 8개 단체 중 절반이 예술감독(지휘자) 자리가 공석인 상황이다.

광주시립합창단

현재 상임 예술감독이 있는 곳은 지난 1월 재위촉된 발레단(박경숙)을 비롯해 교향악단(홍석원), 소년소녀합창단(권기원), 국악관현악단(박승희) 등 4개다. 교향악단은 오는 6월 홍 예술감독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합창단은 전임 상임지휘자 임기가 끝난 2023년 6월30일부터 공석이며, 창극단은 지난 1월16일 이후 예술감독 자리가 공석이어서 박승희 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공석인 4개 단체 중 창극단을 제외한 오페라단과 합창단, 극단은 이달 안에 예술감독 채용 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오페라단은 지난 2019년부터, 극단은 2020년부터 상임 감독 없이 작품 중심의 예술감독 청빙제 형태로 운영돼 온 가운데 다시 공모제를 통해 새 예술감독을 선임한다. 체제는 주 40시간을 근무하는 상임 또는 근무시간과 연봉 등을 조정한 비상임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모를 통해 예술감독 공백의 장기화로 지적을 받아왔던 극단과 오페라단이 전문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운영 체계를 바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광주문화재단 전경.

시 관계자는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다음달 시의회에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요청, 인사청문회를 거치면 최종 임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극단과 오페라단의 경우 예술감독 자리가 오래 공석이었다보니 어떤 근무 방식이 더 효율적일지 아직 논의 중에 있다. 최종적으로 협의를 마치면 이달 내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계에서는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실행력과 소통능력을 갖춘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문화계 인사는 “고위 관료 출신 등 선거 캠프에 있던 인사를 낙하산식으로 자리에 앉히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 문화 현장을 잘 모르는 비문화예술인 혹은 비전문인도 마찬가지”라며 “정치적 입김에서 자유롭고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식견을 갖춘 인물이 수장자리에 올라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인사는 “문화예술 안팎을 책임지는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나 시립예술단 예술감독의 공백 장기화는 주요 사업들의 차질과 기량 저하, 소통부재, 부실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전문성을 갖춰 지역 문화예술을 견인할 수 있는 적임자가 조속히 선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