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붉은지전을휘날리고잿빛아스팔트위를맨발로내달리며버얼건불꽃같은‘바람맞이’춤으로민주화의열망과시대의아픔까지온몸으로껴안았던춤꾼고이애주님은당시1987년민주화운동시위에서사망한연세대이한열군의영결식장에서한풀이춤으로넋을달래며시대를울렸다.

‘냉혹한현실을현장에서고발하고비판한예술가의전형으로서춤이사회에어떻게기여할수있는지바로보여줬다(장광열춤비평가의말)’

이처럼수많은문화패,춤패,노래패,탈패,미술패,연극패등은광장에서,거리에서,난장어디에라도달려가사람들을위로하고애도하며시대를이끌었다.

1980년광주민중항쟁당시연극단은대자보,투사회보를제작배포하며시민들에게사실을알렸고,그이후오월연극과임을위한행진곡노래로광주민중항쟁을전세계적로알려내는데앞장섰다.임을위한행진곡은민주화운동현장어디에서나홍콩에서도,미얀마에서도주제곡으로불리워지고있지않은가!

2014년세월호참사이후에도예술가들은예술의사회적역할로국민들과함께애도하고위로하며304명희생자의명복을기원하며정부에책임자처벌을강력히요구한기폭제가됐다.

이태원173-7,그좁은골목길에서158명의꽃다운청춘들이압사당하며비참하게희생됐다.국가는국민들에게친절하게도애도기간을정하고슬픔을강요한다.

강요된애도.아니러니하게국가애도기간동안어처구니없이예술가들이휘청거린다.사전예의없이일방적인지침으로인해이미예정되었던,이미계획되었던문화예술행사가취소되는것을무기력하게지켜만보면서공연예술가들이아픔을애도하고공감할겨를도없이술렁거린다.

“애도는우리가알아서할게요!”지인의S.N.S에올라온글이정곡을찌르며질문을던진다.

“왜유독공연예술가들만일상을멈추고애도를해야할까요?셀수없이많은직업이있는데오직하나의직종에만‘생업포기강제애도’가필요한이유는무엇일까요?그어떤보상도,약속도없이생계를접고애도를해야하는단하나의직종.공연예술가는최소한생계라도이어가며애도를하면안될까요?문화예술이삶인데,삶의밥그릇을통해애도를하면자격미달이되나요?혹시가족끼리손잡고공연장에가면애도하지않는몹쓸사람이된다고생각하시는건가요?공연과행사에추모의뜻을담거나,관중과함께애도하는시간을갖는것도의미가있지않을까요?(글퍼옴)”

예술은오락이아니다.엄혹한시절에국민들의눈과귀그리고입을닫게했던시절에도두려움을직시하고아픔을끌어안고노래하며울부짖었던것은예술(가)이었다.

3년의코로나팬데믹으로가장힘든직종이예술(가)임에도불구하도이곳저곳에서희망을노래하는음악이,연극이,춤이,영화가,웹툰이,시가,소설이,그림이그려지지않았던가!

가장힘들고가장비참하고가장아파할때예술의방식으로사람들을위로하고애도한다.

예술은기쁠때나슬플때나예술적방식으로동시대를위로하고애도하며,

민중을자각하게하고,일깨울때또한예술적기능으로동시대를이끌어나간다.

슬픔과고통을승화시키면서삶을다시이어가게끔할수있는예술의역할에진심을다한다.

‘늦은밤대문을미는바람소리에도,자식이남기고간전화기에서새벽마다울리는알람소리에...금방이라도대문을열고들어올것같아...제입으로물이들어가는게싫어제입을꿰매고...제볼에붙은살을갈기갈기찢어내고싶은심정’의피를토하는유가족의울부짖음에“국민의생명과안전을위해국가는어디에있었는지,국가는무엇을하고있었는지이제답하라”예술(가)이함께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