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미디어월이 옛 전남도청 복원에 따라 존치가 결정돼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민주평화교류원 복원 기본계획(2019.2.12) 및 대국민설명회(2019.3.28)에서 언급한대로 미디어월은 옛 전남도청 복원에 따라 철거가 원칙으로, 연말까지 철거하는 쪽으로 잠정안이 도출돼 있다.

도청복원공사 과정에서 미디어월이 사용 중인 전기실과 운영실이 내년 3월께 철거되고 복원공사를 시작하면 이후 2024년 하반기 미디어월의 철거가 시작될 전망이다.

현재 미디어월의 지속 운영 필요성, 도청 복원공사 과정에서 미디어월의 철골구조의 활용 가능성을 고려해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철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전당은 임시운영실을 설치, 전기 공사를 통해 신규 미디어월이 설치, 선보이기 전까지 지속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문화전당은 옛 전남도청과 전당의 이정표로써의 상징성을 가지는 것은 물론 문화적·경제적 효과도 높은 만큼 현 위치 유지 및 규모축소, 이전·신규 설치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지속운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디어월은 그간 지하에 자리잡은 전당이 운영되고 있음을 외부로 알리는 매개이자 1980년 5월을 기리는 콘텐츠로 광주정신을 알리는 창구로 작용해 지역사회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문화전당은 복원실무협의회, 옛 전남도청복원범시도민대책위원회와 미디어월 철거 관련 다양한 해법을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미디어월 철거 의지가 확고한 만큼 전당은 미디어월의 높이를 낮추는 등 크기를 축소해 다른 공간으로 이전, 설치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인지, 존치인지의 단계에서 나아가 효과적으로 활용하자는 입장으로 진전되고 있으나 전당 일대에 이미 여러 상업 전광판이 즐비하고, 인근에 자리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도 전광판을 세울 예정이어서 전당의 미디어월의 이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5·18 사적지의 온전한 모습이 미디어월로 훼손된다는 지적은 틀렸다 할 수 없으나, 미디어월 철거를 둘러싼 여러 상황은 5·18 정신과 그 정신을 매개로 한 문화예술이 함께할 수 없는 것인가를 생각할 수 밖에 없게 한다. 현명한 보존 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