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주 서구 풍암호수 수질개선사업의 방식을 놓고 지역사회가 논란을 빚고 있다고 한다.

풍암호 수질개선 사업은 매년 녹조에다 극심한 악취를 발생시키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주시와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 주식회사가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사업이다.

문제는 사업자가 수질개선의 방법으로 ‘호수의 바닥을 메우고 수량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려 하자,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가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며 원형 보존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사업자는 녹조와 악취 발생의 원인을 먼지와 쓰레기 같은 비점오염원 유입과 장기간 물의 고임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비점오염원 유입을 차단 시키고 바닥 매립으로 담수량을 줄여 매일 호수의 물을 갈아주면 수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바닥 매립으로 현재 풍암호 담수량 44만7000t을 16만5000t으로 줄이고, 수심도 6m에서 1.5m로 낮춰 물의 원활한 유입과 배출을 위해 매일 지하수를 공급하는 방안이다.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주민과 의회 등 지역사회는 반대하고 있다.

광주 서구의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매립형 수질 개선안은 호수의 원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업자의 편익만을 고려한 발상”이라고 주장했고, 광주 환경운동연합은 저수지의 생태환경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대했다.

인근 주민들은 관정으로 인한 주변 환경에 미치는 문제, 수심을 낮출 경우 집중호우 시 재난 발생 위험, 주민 동의 절차가 없었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호수 원형 훼손 우려를 놓고도 시민단체와 사업체 간 이견을 보이는 등 혼란이 지속되자 광주시는 시의원·구의원·주민자치위원 등으로 구성된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문제를 풀어볼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풍암호수의 수질 문제는 여론전으로 풀 일이 아니다. 과연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지, 철저하게 과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수질환경 전문가집단의 심도 있는 연구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풍암호의 수질 문제는 광주의 해묵은 현안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한 뒤 사업을 추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