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15년 운행 중 택시기사를 폭행하면 가중 처벌하도록 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개정됐음에도 관련 범죄는 갈수록 늘고 있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택시 운전자 폭행 관련 사건은 총 315건으로 2019년에 75건, 2020년 93건, 지난해의 경우 147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 비해 지난해 96%(72건) 늘어났다. 올해도 5월 기준 벌써 55건의 사건이 접수됐다.

개정된 특가법은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는 택시기사들의 폭행 피해를 예방하고자 차량 내 투명한 보호격벽을 설치하고 있다.

광주시도 지난해부터 보호격벽 설치비용을 일부 지원(자비 20%·시비 80%)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버스는 보호격벽 설치가 의무인 반면 택시의 보호격벽 설치는 의무가 아니다.

지난해 기준 광주시에 등록된 택시는 8153대(개인 4789대·법인 3364대)이다. 등록된 택시 중 ‘격벽’이 설치된 차량은 223대(개인 112대·법인 111대)로 약 2.8% 밖에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택시기사의 폭행을 예방하기보다 코로나19 전염 가능성 때문에 설치됐다.

운행 중인 차량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해당 차량의 사고뿐만 아니라 연쇄 사고를 유발해 더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택시기사들은 일부 시민들 중에는 택시, 대리기사 등 운전자들을 무시하고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푸념하고 있다. 기사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택시는 서민들의 발이다. 가뜩이나 고객이 줄어들어 우울한 택시 기사들이 주취 폭행까지 당하도록 방치해서야 되겠는가.

외국의 경우 택시기사 좌석에 차단벽이 설치돼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지금이라도 택시기사 운전석에 차단벽 설치를 의무화해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