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남 서남권 조선 관련 중소업체들의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한다. 현대삼호중공업과 대한조선 등 전남지역 대형 조선소의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이들 중소 납품업체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해 작업물량을 반납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남권 조선업 활성화를 위한 인력 수급 대책 및 지원 방안 토론회’에서 (유)유일의 유인숙 대표는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인근 업체에서 50여 명을 빼가고 인력이 없어 올해만 800억원 가량의 일감을 포기했다”며 “외국인 인력 유치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정주 여건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대표는 또 대불산단 근로자의 60% 이상이 외국인이고 이 중 60%가 불법체류인 상황에서 외국인 고용을 제한하는 기존 E7 비자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병수 (유)다온산업 대표는 “대불 업체의 물량 반납으로 조선사의 사내협력사도 부하가 늘어나고 공정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야근과 특근이라도 늘려 공정을 만회해야 하지만 인력난과 주 52시간제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내국인 인력 취업 장려를 위한 지자체의 지원 요청도 잇따라 제기됐다.

청년층 유입을 위해 청년내일공제사업 중 기업 분담금 일부 지원, 타 지역 신규 인력 유입을 위한 이주정착비 지원, 신중년희망일자리장려금 지원 등이 그것이다.

전남 서남권 조선소 중소 협력사들의 인력난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올해까지 전남 서남권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음에도 조선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내국인 인력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업체들마다 고민이 깊다.

전남조선해양전문인력양성센터는 오는 2025년까지 전남 조선업 필요 인력이 추가로 약 9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남 서남권은 경남권 조선사와 달리 배후 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내국인 근로자 유입을 위한 인건비 현실화와 병역특례기업 조건 완화, 그리고 보다 적극적인 외국인 인력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