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일상이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이슈, 글로벌 물류대란에 이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까지 온갖 악재에 물가는 쉴 새 없이 오르기만 했다.

점심 한 끼 해결하기에도 버거운 세상이다. 웬만한 식당은 가격 수정으로 메뉴판이 너덜너덜 할 정도다. 국밥은 기존 6000~7000원이던 가격이 9000~1만원으로 올랐고, 소주 1병은 4000원에서 5000원이 됐다.

기름값도 연일 신기록 행진이다. 광주·전남지역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대를 넘어 2100원대를 바라보고 있고, 경유 가격도 덩달아 뛰어 휘발유 값을 추월했다. 전남 광양에 있는 한 주유소는 경유 가격이 리터당 2298원으로 2300원을 눈앞에 뒀다.

여기에 전기요금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기요금은 지난 4월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이 인상됐고, 오는 10월 기준연료비가 추가로 오를 예정이다. 한국전력은 정부에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안을 제출했는데, 수용될 경우 다음달에도 전기요금이 오르게 된다.

널뛰는 물가처럼 연일 오르는 금리도 서민가계의 시름을 더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9개월 새 다섯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기존 0.5%에서 1.75%로 1.25%p나 뛰었다. 다음달에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에 어느 정도 공감은 가는 부분이지만 물가가 폭등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니 서민들의 부담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17조원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 상황에 힘겹게 버텨 온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릴 수 있다.

대외 리스크가 언제 해소될지 기약이 없는 데다, 악화하는 경제상황에 마땅한 대응책도 찾기 어려운 복합위기다.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면서 서민 생활을 안정시키는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경제 악순환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교한 대응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