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난 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에서 열린 광주시립발레단의 공연 ‘빛의 정원Ⅱ’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온라인에서 사전 오픈된 입장권 150매가 30분 만에 매진되는 등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은 무대였다.

당일 하늘마당은 시작 전부터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거리두기를 지켜 돗자리를 깔고 마스크를 낀 채 야외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에 위드 코로나 공연 문화가 어느새 정착돼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산책을 나온 노년 부부,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등 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최근 빛고을시민문화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피난·고려인 동포 돕기 ‘SAVE & HUG’ 자선음악회에는 관객 300여명이 함께했다. 재능기부를 자처한 광주 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마련한 무대에 호응하듯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성금 1000만원을 모금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거리두기 해제가 한 달 차를 훌쩍 넘어서면서 지역 공연계에 위드 코로나 공연 문화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코로나19 초반만 해도 경직되고 딱딱한 분위기로 가득했던 공연장 안은 활기가 돌고, 관객들의 입가에는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지역 문화예술 기관들은 활동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의 경우 그간 축소했던 야외공연들은 물론,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예술단’을 정상화 운영한다. 다가올 6월 야외광장에서 발레, 관현악 등 다양한 예술 단체들의 기획공연도 준비 중에 있다.

유행병과 같은 위기가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르지만 공연예술계는 상황에 맞춰 변화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터득해가고 있는 듯하다. 그 선봉에는 언제나 무대를 사랑하는 예술인들과 바람직한 공연 문화를 이끄는 관객들이 있을 것이다. 공연계의 활기가 코로나 블루로 침체된 지역 사회 전체에 새 바람을 불고 오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