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 예술은 시대를 반영한다. 작품을 접하면 당시의 상황속에 들어서게 되며 이를 통해 배경과사건의 진실을 들여다 본다. 예술은 시대가 남긴 소중한 소산이며 쉼없는 창작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한 시대의 문화적 소산에 공통되는 인간의 정신적 이념과 실천을 가르키는 단어가 시대정신이다. 이 용어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에 걸쳐 독일을 중심으로 등장하여 역사적 과정과 결합한 보편적 정서, 민족정신과 결부된 현대적인 개념으로 정착되며. 민족의 정신, 시대정신을 반영한 예술작품들이 대거 등장하게 된다. 예술가들의 생전의 작품들이 사후에야 그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그들의 작품이 시대정신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건들은 역사가 흐른 후 작품의 원천이 되어 재탄생, 현대인과 다시 만나게 된다.

다시 5월이다. 님을 위한 행진곡, 오월의 노래가 불려지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전국 주요도시에서는 자체 기념식과 문화재, 주먹밥 나눔행사와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광주에서 펼쳐진 행사로는 광주시립발레단의 ‘오월바람’, Acc에서 열리는 ‘오월이야기’, 민주광장에서 한 달간 열리는 ‘상설음악회’, 전일빌딩 245 김은주 사진전 ‘오월 어머니 그 트라우마’,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의 ‘5·18민주화운동 아사히신문사 미공개 컬렉션 특별전’, 국립5·18민주묘지 ‘걸개그림’, 제3회 예술 만장전 ‘스스로 오월이 된 사람들’,‘오월미술제’, 5·18기념문화센터 ‘길 위에서’, 2022 ‘광주민주포럼 ’, 5·18 최초 무대극 ‘금희의 오월’, 메이홀 10주년 기념 이상호 초대전 ‘눈 감고, 눈 뜬 오월의 사람들’, 비움 박물관 특별기획전 ‘꽃이 된 광주사람들’, ‘애꾸눈 광대’ 등 5월 문화행사가 풍성하게 진행되었거나 지속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에서는 최근 ‘여순사건’ ‘제주4·3’, ‘5·18 민주화 운동’을 연계해 ‘다시, 봄 그대와 희망을 꿈꾸며’라는 주제로 특별음악회를 진행했다. 또한 뮤지컬 광주의 세 번째 시즌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에서 감동과 뜨거운 눈물속에 지역 브랜드 작품으로 그 가능성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오늘 9월에는 세종특별시 초청공연과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이 민중 미술전과 함께 추진되고 있다. 5월 광주의 ‘님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대 민중의 뜨거운 삶과 시대 정신이 담긴 노래이다. 많은 예술단체와 개인 창작자들이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제작하여 민주·인권·평화도시 광주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예술적 승화 작품을 브랜드화해 가고 있다. 또한, 민주주의 상징곡으로 자리잡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모티브로 한 관현악곡을 제작하여 국내·외 무대에 지속적으로 연주되고 있다. 역사속에서 기억해야하는 일들은 참으로 많다. 우리는 이 시대정신을 망각해서는 안되며 역사는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예술이 시대를 반영해야 한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라 마르세에즈’, ‘님을 위한 행진곡’은 그 출발은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 노래는 힘이다. 그래서 우리는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노래해 왔다. 정의를 향한 동행, 시대의 고락을 위해, 한 곡의 노래는 폭력으로 상처 입은 광주에서 민주주의를 기록하고 보존하며 세계를 향해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승화 발전해 가고 있다. 진정 한 곡의 노래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뮤지컬 ‘광주’같은 역사의 대서사시는 5월달 만이라도 광주에서 올려져 내·외국들과 시민들이 찾는 명품 공연으로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브랜드 작품은 수정과 반복을 통하여 탄생하게 된다. 우리는 조급하게 완결판을 바라며 또한 자기 주관대로 비판한다. 명작의 탄생을 위해서는 기다리며 함께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역사적 사건들은 과거의 아픔과 슬픈으로만 기억되어서는 안된다. 문화예술로의 표현과 절규의 몸부림속에서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 세찬 풍랑과 물결에도 본질이 변질되지 않고 세월은 흐르지만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라는 역사 인식을 새겨보며 역사의 진실이 보다 많은 예술작품으로 승화되어 아픈 삶이 치유되고 반복되는 비극의 역사는 없어야할 것이다.

‘여순사건’, ‘제주4·3’, ‘5·18 민주화 운동’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아픔이며 진실이다. 우리가 꿈꾸는 정의는 과연 무엇이며, 시대 정신을 반영한 예술은 어디까지 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