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광주 군공항 문제가 별다른 진전 없이 해를 넘기는 모양새다.

지난 10월 김부겸 국무총리가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광주·전남의 합의가 전제되고 대선후보들이 의지를 모으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혀 이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군공항은 국가 중요 국방시설이고 이전을 하려면 막대한 재원과 지원이 필요하지만 국가 차원의 지원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종전 부지 지자체인 광주시가 동분서주하고 있으나 혼자 힘으로는 광주 군공항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현행법은 종전 부지 지자체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으며 특히, 종전 부지를 매각해 얻은 수익으로 새로운 군공항을 만들어야 하는 기부대양여 원칙을 규정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실제로 이전지까지 확정한 대구도 현행법으로는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한편 지난 9월 국토교통부의 국가계획 발표 하나가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이 그것이다.

국토교통부는 ‘무안국제공항과 광주민간공항의 통합 이전 시기는 군공항 이전 추진상황과 지역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내용을 계획에 담았다.

민간공항만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지만 민간공항만의 일방적 이전은 어렵다는 지역여론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광주시민 대다수는 민간공항 이전을 반대한다. 광주시민 입장에서 보면 제주도를 손쉽게 오갈 수 있는 공항이 시내권에 있는 것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광주시민에게 민간공항과 군공항은 별개로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이유다.

시야를 넓혀 볼 필요도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국내 국제공항 중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주민간공항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김포, 김해, 대구, 제주 등의 민간공항도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 평균 단 27명이 이용하는 무안국제공항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2027년 완공 예정인 새만금 국제공항이 조기에 개항되어 국제선을 선점하게 되면 무안국제공항의 관문공항 입지도 불투명할 것이다.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볼 때 민간공항은 물류허브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조기에 마련하지 못한다면 서남권 항공물류허브 조성으로 지역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려는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광주·전남이 힘을 모아야 한다. 인구소멸위기가 닥친 지역현실을 고려하고 가까이는 새만금 국제공항과의 경쟁환경에서 생존전략으로 군공항 이전과 함께 민간공항 활성화를 도모하고 정부에는 국가재정 투입 및 국가 주도의 군공항 이전사업을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내년은 다시없는 기회다. 제20대 대선이 있는 해이기 때문이다.

유력한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광주를 방문해 지역공약을 발표할 것이다. 이때에 광주·전남이 함께 광주 군공항 문제를 국가가 나서서 해결하라고 촉구해야 한다. 지난 3일 광주전남상생발전위원회에서 양 시도지사가 광주 군공항 문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 것은 반가운 일이다.

광주전남이 갈등과 반목을 넘어 한마음 한뜻으로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복을 가져온다는 검은 호랑이의 해인 2022년 임인년 새해가 유력 대선후보들의 결단과 광주전남의 단합에 힘입어 지역의 최대 숙원사업인 군공항 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이는 새로운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