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전국위원장 출신이자, 37년간 평교사로 학교 현장에 몸담아 온 장석웅 현 교육감은 지난 2018년 치러진 민선 3기 교육감 선거에서 38.36%를 득표하며 고석규(34.22%), 오인성(27.41%)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장 교육감은 임기 초반 주요 정책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의회와 소통 부족으로 여러 암초에 부딪혔으나 임기 2년차를 지나면서 차츰 안정세로 돌아서며 긍정적 평가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등교수업을 실현해 호평을 받았다.
현장밀착형 ‘전남교육방역체계’를 작동해 학생 감염률은 연중 전국 최저수준을 유지해왔고,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 서울시교육청과 공동으로 ‘전남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을 추진해 학생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인 농촌학교의 정상화를 도운 사례는 전국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이 사업의 규모는 두 배 이상 더 커졌다.
이처럼 전남교육청이 주도한 ‘전남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은 작은학교 소멸 위기와 코로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한 교육 모델로서 장려상을 받았고, 전국 최초로 도입한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는 정부혁신 우수사례에서 대상을 받았다. 전남교육청이 실천한 두 사업 모두 전국 6대 우수사례에 포함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더 따뜻한 혁신, 더 알찬 성장, 모두가 빛나는 미래’를 위해 △교육력 회복 △미래교육 대전환 △교육복지·안전망 구축 △교육자치 생태계 조성이라는 4대 핵심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전국 최초로 중3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역량평가를 실시해 논란이 얼었으나, 자신의 지지 세력인 전교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고 평가를 강행해 다수의 학부모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런 긍정적 평가에 힘입어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매달 실시하는 전국 시·도교육감 직무수행 평가에서 31개월 연속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전남교육청의 청렴도 하락은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 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청렴도 조사 결과 전남교육청의 종합청렴도 지표가 지난해보다 한 등급 하락한 4등급을 받았다. 내부청렴도는 지난해와 같은 4등급을, 외부청렴도에서는 지난해보다 1단계 떨어진 3등급을 받았다. 종합청렴도 4등급은 세종시교육청(5등급)을 제외하면 전국 최하위권 성적이다. 진보교육감의 핵심 가치인 청렴도 하락은 현 교육감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장석웅 교육감에 맞서는 입지자는 장만채 전 교육감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대중 전남교육자치플랫폼 대표와 김동환 광주전남미래교육희망포럼 대표 등 2명이다.
김대중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교육으로 작은 학교를 살리고 지역 소멸도 막겠다”면서 민선 4기 전남도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를 위해 미래 인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디지털 교육과 교육자치 확대를 통해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고, 전남의 학교를 작은-미래학교로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호 공약으로 언급한 ‘디지털 대전환’과 같은 맥락이다.
김 대표는 또 전남교육청이 추진하는 작은학교 통폐합의 중단을 촉구하면서 작은학교 살리기 논의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와의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정책과 공약 발표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대전환으로 역동적인 전남교육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담아 본인의 교육정책 브랜드인 ‘디제이-케이션(Dynamic Jeonnam Education)’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목포정명여고 교사로 재직하던 중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김 대표는 이후 지방자치에 입문해 3선 시의원과 최연소 목포시의장을 지냈다.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고, 교육감 직선제가 실시되면서 주민직선 1~2기 전남교육청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 대표는 노무현재단 창립 운영위원, 전남교육희망연대 집행위원장, 서남권균형발전연구소 이사장, 전남동부 동일생활권 구축연대 공동대표, 목포YMCA 사무총장, 목포시청소년수련관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전남교육자치플랫폼 대표를 맡고 있다.
김동환 광주전남미래교육희망포럼 대표도 교육감 출마를 위해 지난 11월 명예퇴직(현 득량남초 교장)을 신청했다.
김 대표는 “현 교육감을 비롯한 다른 후보가 모두 전교조 출신이고, 전교조를 지지 세력으로 지난 12년간 전남교육을 이끌면서 학력 등 여러 면에서 전남교육의 후퇴를 가져왔다”고 평가하며 “전교조의 방향성에 반대하며 젊은 20~30대 MZ세대 교사를 주축으로 새로 결성된 전남교사노조가 지지를 보내고 있고, 교육행정 및 관리자 경험을 두루 갖춘 저의 경험을 신뢰하는 교장·교감협의회가 지지하고 있다. 또 전교조의 편향교육에 반대하고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전남유도회, 전남효도회 등과 같은 반전교조 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만 51세인 김 대표는 강원도 속초 출신으로 서울교대, 한국교원대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대학원에서 교육리더십과 정책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진도·영암·전남도교육청에서 장학사, 화순 도곡초·동복초 교감, 전남초등교(원)감협의회 회장, 국정교과서 편찬위원을 역임했다. 득량남초 교장은 지난 2020년 9월 1일자 공모교장으로 부임했다.
올해 전남교육감 선거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지방선거를 3개월 여 앞두고 치러지는 대선 판도가 교육감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 지다.
‘현 교육감의 재선을 막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하겠다’는 장만채 전 교육감의 지지를 등에 업은 김대중 대표의 등장은 이번 선거에서 무시 못할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중 대표가 현 교육감에 비해 인지도가 뒤지는 상황이지만 장만채 전 교육감이 지지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가 당선된다면 도교육감 선거는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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