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서울 마포에서 23년째 호프집을 운영하던 50대는 지난 7일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영업시간과 사적 모임 인원제한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뚝 떨어진 탓에 직원 인건비는 커녕 임대료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숨지기 전 남은 직원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살고 있던 원룸까지 빼고 지인에게 돈을 빌린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12일 전남 여수에서도 한 치킨집 사장이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생활고를 감당하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힘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은 생존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가득하다. 인건비와 임대료를 마련하지 못해 가게 문을 닫고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알아 봐야 한다고 토로한다.

각종 세금과 공과금 등 고정비용 지출이 많은 자영업자의 경우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장사가 아무리 잘되는 곳이라도 인원·영업시간 제한 등 고강도의 방역조치가 계속된다면 버텨낼 수 없다.

문제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유행이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제는 방역전략의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업소의 영업제한 등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도 필요하다.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에 대한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이들의 호소에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 국회도 힘을 모아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란다.